[프라임경제] "고객의 신뢰를 중시하는 백화점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추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 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는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농약 성분 우롱차 판매 사태와 관련한 증인으로 출석, 농약 우롱차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과 중동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 성분을 함유한 우롱차를 판매한 바 있다. 사건 이후 현대백화점은 환불조치와 함께 정 대표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21일 오후 열린 복지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 연합뉴스
해당 우롱차를 판매한 '드링크스토어' 매장은 티백 형태의 우롱차와 홍차 등을 국제우편 등으로 불법 반입했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입점 업체는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만산 우롱차 티백을 불법으로 반입해 사용했으며 해당 차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디노테퓨란'이 검출됐다. 디노테퓨란은 급성 중독시 구토와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 물질이다. 해당 제품은 약 1만5890잔 판매됐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소비자들은 현대백화점 정도 되는 곳에 입점해 판매하는 음식에 대해선 품질과 안전성이 당연히 검증됐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하지만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던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저희가 최고 수준의 품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부분은 저희가 기존에 체크하고 있는 부분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체크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한 의원은 또 농약 우롱차 적발 직후 사과문과 안내문을 내지 않은 것을 문제로 꼽았다. 현대백화점은 적발 약 사흘 뒤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한 의원은 "농약 우롱차가 알려진 뒤 3일 후에야 사과문을 공지했는데, 일각에서는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해 이를 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기업 윤리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정 대표는 "기사를 접하고 교환 및 환불 조치를 취하게 위해 시스템, 온라인 접수 등 준비기간이 이틀 걸렸다"며 "이번 건을 계기로 관리 시스템을 다시 체크했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 의원은 특약매입 계약으로 입점한 업체에 대해 현대백화점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 질의했다. 특약매입 계약은 유통업자가 판매 후 수익을 나누는 조건으로 상품을 외상으로 가져오고, 팔리지 않은 상품(재고)에 대해서는 반품할 수 있는 거래방식이다.
한 의원은 "특약 매입 계약으로 입점을 하면 실제적인 최종 책임자는 사실상 현대백화점이지만 그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며 "대표적인 불공정 계약으로 (공동 책임을 져야 함에도) 농약차 판매 이후 수익의 소유권은 현대백화점이 가져가고 책임은 모두 입점업체가 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판매되는 음식에 대한 책임 관리 시스템 등에 대한 시정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불공정 특약 매입 계약에 대한 대대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정 대표는 "특약매입 계약 비율은 60% 수준이라며 "이번 건을 계기로 시스템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고 대표적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서 외부 시각에서도 확인했다.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