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퇴·내란재판부 압박' 민주당, 사법개혁 속도

'대법관 증원' 사법개혁안 조만간 발표…강경 태도 '역풍' 우려도

[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내주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을 발표한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카드로 사법부를 압박하면서 정기국회 내에 사법개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사법개혁 특별위원회가 마련한 대법관 26명 증원안을 확정하고, 당·정·대 협의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 안에 처리한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내달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증원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소관 법률인 만큼, 국감 중에도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시에 민주당은 '정치적 편향' 등을 사유로 조 대법원장을 직접 겨냥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일부 의원은 대법원장 탄핵 방안까지 거론했다.

이는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앞두고 대법관 증원 등에 반대하는 사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 회기 내 정부조직법 처리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2일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조 대법원장 역시 사법개혁안에 관한 사법부의 의견을 국회에 제시하겠다고 하자 '대법원장 사퇴 요구'라는 강경책을 꺼내 들며 기선제압에 나선 모습이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란범 윤석열과 그가 엄호하는 조희대는 내란 재판을 교란하는 한통속이다"며 "조 대법원장은 물러나시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상혁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질문에 "저는 그런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원에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응답 없는 사법부를 입법부가 방치한다면 그건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다"며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와 민주적 통제를 통해 낡은 사법 카르텔을 해체하라는 명령을 이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국혁신당 역시 비법조인을 포함해 대법관을 31명 증원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며 사법개혁에 힘을 보탰다.

다만 사법부에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면 자칫 정부·여당에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사사건건 시시콜콜 싸우려고만 하면 오히려 우리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 역시 사법부 압박 카드에 대해 "당론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조 대법원장 사퇴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당 일부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계신데, 헌법기관인 의원 개인 의견인 것이다"며 "당론 차원에서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