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뉴욕 출장 당시 '10년 전 낫과 망치'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던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분분한 해석에 대해 진화에 나섰다.
전 위원장은 2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일부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지거나 스스로 자구노력을 통해 충분한 자본력을 확충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인수합병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부가 촉매제 역할도 할 수 있지만 인위적인 은행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는 아니며 지금 은행 상황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 위원장은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고 말해 현재 미국과 같이 구제금융안을 투입하고 이 반대급부로 은행 지분을 당국이 취득하는 방식을 지양함을 분명히 했다.
전 위원장은 또 "우리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G20 의장단에 우리가 참여한 것을 계기로 국제공조 노력을 통해 BIS 감독체계를 개선하는데 적극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이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BIS 비율을 우리나라 단독으로 낮추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 위원장은 "오히려 은행의 대출여력을 확대하고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과 증자 등을 통해 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명박 정부는 은행에 대해 기업 유동성 지원을 늘리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 왔으며 이런 문제 때문에 BIS 지율 적용을 단독으로 낮춰서라도 대출여건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전 위원장의 "10년 전 낫과 망치를 다시 꺼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라는 발언은 은행권 구조조정과 합병 추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고, 은행 짝짓기를 매개로 한 당국의 '은행 군기잡기'라는 해석을 낳으면서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등이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번 라디오 출연으로 전 위원장이 '은행들의 인위적 짝짓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관치 금융 논쟁은 정부의 기본 금융시장 세계관이 변하지 않는 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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