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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에 마음급해진 당국

고강도전략 속속, 실효성 있을지 촉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1.21 09:31:17

[프라임경제] 디플레이션 공포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에 비해 1.0%가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소비가 본격적으로 동결되고 있는 징표가 나타나고 있고 이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 냉각으로도 연쇄파동을 빚고 있다.

이미 실업자가 늘고 있고, 금융 위기가 먼저 미국 경제를 흔들어 사람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소비가 줄어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밎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지수를 집계한 61년 역사상 가장 큰 폭의 하락이 일어나고 있는 미국은, 그러나 GM 등 자동차업체 발 경기침체 공포로 좀처럼 회생가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세계적 상황을 우리 나라는 어떻게 헤쳐나갈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유럽 동반 침체 우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최근 공개한 의사록에서 의사록, 경기 후퇴 1년 이상 지속 전망을 내놨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공개한 10월 FOMC 의사록에 의하면, 시장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미 경제가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상반기 완만한 위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들은 경기 하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 유동성 확보 문제에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디플레 우려가 제기됐다. 일본이 경기침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연간 기준)로 전월의 5.2%보다 더 악화됐다.

◆우리 경제 고전 불가피, GDP 마이너스성장 예측 '충격'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도 저성장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 성장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의 새 정부 등장이 강력한 리더십 발동을 가져온다는 전망을 어느 정도 깐 예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마무리되고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 징후를 드러낸다면 우리 경제도 긴 디플레이션 터널로 진입하는 상황을 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우리 시간으로 21일, UBS증권이 내년 한국의 GDP 성장률이 3%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UBS는 이전 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 외국증권사. 그나마 성장률 사실상 정체에서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하면서, 한국 경제의 장래 회복 가능성에 경고음을 낸 셈이다.

이렇게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국제 시장의 전반적 냉각으로 수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출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EU, 일본 등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고, 중국마저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수출증가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수출의 어려움이 외부요인에 민감한 한국 경제에 큰 파장을 줄 것이라는 데 있다. 특히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사정이 어렵다는 올해 10월까지 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167,000명선. 이 정도 선에서 신규채용이 사실상 마감되고, 구조조정까지 겹치면 고용 상태는 크게 나빠져 소비잠재력이 얼어붙을 수 밖에 없다.

◆내수 챙기기와 유동성 확보에 비상

이런 상황에서 금년 상반기부터 일각에서 주장된 수출 위주 고성장 정책의 빠른 폐기와 내수 강화 대책으로의 전환이 이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연쇄 부도 위기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고, 키코 위기와 고유가로 이미 에너지를 소진한

   
  <'D'의 공포에서 기업들을 구하기 위한 유동성 대책이 당국을 고심하게 하고 있다. 사진=뉴스파트너>  
기업들이 많아 당분간 경제 지표들은 부정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 실제로 기업 부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자료가 등장하고 있고, 11월 발표된 증권선물거래소의 코스피, 코스닥 상장기업 실적분석표에는 적자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당국 '10년 전 낫과 망치' 다시 꺼내 해법 시도

이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는 중소기업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들을 다그치는 태세다. 이미 여러번 당국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 대책에도 불구, 시중은행들이 "그렇다고 부실기업을 살리자고 은행이 같이 죽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는 비판이 여러번 제기돼 왔다.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급기야 20일에는 "10년 전 쓰던 낫과 망치를 꺼내겠다"면서 은행들의 구조조정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이미 제출된 연봉 감액과 동결 등의 은행 경영합리화 개선안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고강도 압력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압박은 은행권 구조조정만을 노린 것이라기보다는, 금융권을 압박해 시장 안정화 정책에 동원하겠다는 길들이기용 개편 시사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해 보인다.

실제로 이번 발언을 놓고 은행 새틀짜기 외에도 비상채권시장안정을 위한 기금과 펀드 등의 가동을 가리킨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이는 여러 번 금융당국이 시장에 대책을 제시하면서도, '직접 개입' 방식을 자제해 온 것에서 태도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당국이

하지만 문제는 금융권과 기업들이 이러한 해법을 시행할 의지와 체력이 있느냐는 데 있다. 특히 은행권의 느린 움직임은 BIS 등을 챙겨야 한다는 이기적인 태도도 있지만, 그간 외형성장에 함몰돼 내실이 부족해졌다는 실질적인 체력 부족의 문제도 있다. 기업을 디플레이션 늪에서 구제할 방안을 찾기 위한 당국의 금융권 대응책 후속 내용이 '9월 위기설' 극복처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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