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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업은행, 소송충당부채 158배 증가…법적 리스크 '급증'

피소 소송가액 1203억원 규모 '경영상 부담 요소' 분류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5.04.25 11:18:32

산업은행 소송충당부채 추이. ⓒ 산업은행 연결감사보고서


[프라임경제] 산업은행이 다수의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가액이 120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법적 리스크로 인한 경영상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소송에 대비해 쌓아둔 소송충당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503억5200만원이다. 이는 전년 말(3억1900만원) 대비 약 158배 증가한 수치로, 법적 분쟁에 따른 부담이 급격히 커졌음을 보여준다. 

산업은행이 현재 영업활동과 관련해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63건이다. 소송가액 기준으로는 1203억3000만원 규모다. 

가장 규모가 큰 사건은 강○○ 외 256명이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이다. 소송가액만 418억5300만원에 달한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은행 간 소송도 포함돼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317억11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산업은행 소송현황. ⓒ 산업은행 연결감사보고서


문제의 발단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산업은행 주선 아래 중국 조선소 STX다롄에 약 4억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조선업 불황으로 STX다롄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고, 결국 대출 상환에 실패했다. 

문제는 이 대출에 대한 담보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에 두 은행은 산업은행의 행정적 과실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산업은행이 담보대리인으로서 원고들(신한은행·우리은행)이 1순위 저당권을 적법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담보 관련 절차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에 산업은행이 '중대한 과실'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산업은행의 배상액을 40%로 제한했다. 

이에 산업은행과 신한은행·우리은행 모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산업은행의 행정적 과실이 2심 재판부를 통해 명확해진 가운데, 최종 판단 만이 대법원에 맡겨진 셈이다. 

이처럼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경영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순이익은 2조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493억원 감소했다. 
 
산업은행은 계류 중인 소송을 '경영상 부담이 될 사항'으로 분류한 상태다. 소송으로 소요될 자금 전액을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여기에 매년 대주주인 정부에 지급하는 배당금까지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정부 앞 배당금은 7587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관련 소송 규모가 적지 않은 데다, 추정 예산이 모두 은행 내부 자금으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향후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공시된 내용 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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