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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쉬워도 생존 어려워"...K-뷰티 '1시간에 한 곳' 폐업

한류 열풍에 화장품 시장 7배 성장...생존 조건은 "차별화와 전략"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5.04.23 20:13:57
[프라임경제]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와 함께 국내 화장품 시장은 수많은 창업자와 기업에 신규 진출 유망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성공담 뒤편엔, 매년 수천 개 업체가 시장을 떠나는 극심한 생존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2만7361개. 이는 K-뷰티 열풍 전인 2015년과 비교해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개인 △주부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제약과 패션 기업까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이유로 앞다퉈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제품은 대부분 콜마, 코스맥스 등의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를 통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진입은 쉬워도 생존은 어렵다"는 말처럼, 폐업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폐업한 책임판매업체는 무려 8831곳. 시간당 한 곳 이상이 문을 닫은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화장품책임판매업체(완성된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는 회사)의 폐업은 2020년 5.6%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28%까지 치솟았다.

한 소비자가 다양한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제품이 진열된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폐업 업체는 △2020년 882건 △2021년 1143건 △2022년 2739건 △2023년 3258건 등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보다 유행을 좇아 시장에 무분별하게 진입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스토리 없이 시장에 뛰어든 브랜드는 오래가기 어렵다"면서 "히트 상품 하나로 성공을 기대하긴 어렵고, 소비자 기대와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매년 ODM을 의뢰하는 고객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한 ODM기업에 의뢰하는 고객사는 매년 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28.2%, 2021년 26.8%, 2022년 22.1% 등 평균 25%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은 전년 대비 각각 19.4%, 17.6%로 고객사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올해 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 이상 증가했다. 현재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고객사 수는 전년 대비 1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인디 브랜드는 약 20여곳을 나타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마케팅 투자, 트렌드 반영을 통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개인 창업자는 대부분 한 번의 제품 출시와 SNS 마케팅에 모든 비용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본력 부족은 곧 단발성 마케팅, 일회성 생산으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자와의 관계 단절로 연결된다.

게다가 인디 브랜드들이 올리브영, 무신사 등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인기 제품이 아니면 입점 자체가 어렵고, 입점 후에도 지속적인 마케팅이 동반되지 않으면 금세 매대에서 밀려나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자체 유통망 확보와 다양한 채널 전략, 브랜드 직영몰 운영, 타겟 마케팅 등이 필수 전략으로 꼽힌다.

화장품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K-뷰티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산업임은 분명하지만, 제품 하나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철저한 준비, 지속적인 혁신, 장기적인 투자 없이는 그저 폐업 통계에 이름을 올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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