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트래블카드'인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 하나카드
[프라임경제] 수익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카드업계가 올해도 해외 결제 강화에 열을 올린다. 지난해 '트래블카드 열풍'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다.
그 뒷배경에는 해외 결제액 증가가 있다. '환율이 높아지면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든다'는 통념과는 달리 계엄과 탄핵,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내외적 요인에 따른 환율 상승에도 해외여행 수요는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2월 개인이 해외에서 신용·체크·직불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3조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트래블카드를 판매 중인 신한·하나·KB국민·우리·NH농협카드의 점유율은 64.6%다. 이들 카드사의 해외 결제액 비중은 2023년 61.5%에서 지난해 62.1%로 증가하기도 했다.
트래블카드는 소비자 입장에서 환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당장 떠나야 하는 해외여행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일단 갖고 있으면 언제든 환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쏠쏠한 효자 상품이다. 카드사들은 더 이상 국내 가맹점 수수료로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9.0%로 전년 대비 1.2%p 줄었다. 가맹수수료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금액은 217억2000만달러(약 3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주목한 카드사들은 트래블카드를 넘어 해외여행 관련 혜택과 서비스를 보완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트래블카드 1위' 하나카드는 해외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 GLN인터내셔널의 해외 QR 결제 서비스를 공식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시 별도 환전 없이 QR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중국의 간편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와 손잡고 QR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유니온페이와 협업을 통해 내놓은 카드에 위챗페이까지 연동한 것이다. 이에 중화권으로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가 어디서나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트래블카드를 내놓지 않은 카드사들도 해외여행에 집중하고 있다. BC카드는 자사 플랫폼 페이북에 트래블월렛의 외화 선불 서비스를 탑재했다. 이로써 미리 충전한 외화를 BC바로카드 또는 고객사 발급 카드로 사용 가능하다.
우대환율 적용은 물론 전세계 200여 국가의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 가능하고 해외 결제 수수료와 ATM 출금 수수료도 면제된다는 점에서 트래블카드와 유사한 기능이다.
롯데카드는 항공, 여행 제휴카드인 'DIGILOCA SKYPASS'와 'Trip to 로카' 소지 회원을 대상으로 국내외 공항 라운지 본인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 중이다.
신용카드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 수익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사업으로서 트래블카드 시장에 좀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앞으로 이 시장이 더 커질 것 같기에 어떤 차별점으로 고객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