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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눈독' 캐피털사, 규제 앞 '그림의 떡'…"당장 허용 힘들어"

부동산 PF 과의존 지적에 사업 다각화 시도 속 자동차보험 '끼워팔기' 등 우려 제기

김정후 기자 | kjh@newsprime.co.kr | 2025.03.19 13:48:49

캐피털사들이 보험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관련 법령과 함께 금융당국 의중까지 '첩첩산중'이라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캐피털사들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가운데 보험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다만 관련 법령과 함께 금융당국 의중까지 '첩첩산중'이라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캐피털사들은 계속해서 보험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캐피털사가 취급하는 자동차 등 기계·설비금융에는 보험과의 연계가 필연적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캐피털사는 건전성의 한계에 부딪혔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에서 부동산 PF 대출을 적극 확대했지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 부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할부금융사, 리스사, 신기술금융사 등 181개 캐피털사들의 연체율은 2.10%로 전년 대비 0.2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86%로 0.66%p 오르는 등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금감원은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경공매 등을 통한 부실 PF사업장 정리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캐피털사들은 부동산 PF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다각화 방안으로 보험업권, 그 중에서도 보험대리점(GA)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영위 중인 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방문판매법 개정으로 보험 상품뿐 아니라 상조, 부동산, 헬스케어에 이어 예금·대출로까지 업무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보험사들도 자회사형 GA 설립에 나선 상황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는 등 GA 성장을 적극 도모한 결과 한국신용평가등급이 상향되기도 했다.

하지만 캐피털사가 보험을 파는 건 아직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관련된 법령부터 발목을 잡는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는 캐피털사의 보험대리점 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보험업법에서는 GA 업무 허용 금융기관을 은행, 저축은행, 신용카드사로 명시하고 있어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의중도 문제다. 당국은 캐피털사의 대리점업을 마이데이터사업자의 보험 진출 또는 금융기관보험대리점으로 봐야하는가 여부조차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현대캐피탈이 금융당국에 보험 판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했으나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은 불건전 영업이다. 자동차금융을 주로 취급하는 캐피털사들이 자동차보험까지 판매할 경우 '끼워팔기'가 성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부터 판매 채널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경시하기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법에서는 허용하고 있는 업무를 보험업법에서는 금지하고 있으니 혼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당국의 방향성이 판매 행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이라 당장 허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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