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계속해서 미뤄진 7조8000억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향방이 내달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건조 능력을 갖춘 업체로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을 모두 지정하면서다. 양측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팀'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방위사업청 등 관계 기관의 협의를 거쳐 KDDX 생산 능력을 갖춘 방산 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지정했다.
△신규 업체 지정 타당성 검토 △합동 현장 실사단 구성·생산 능력 판단 기준서 마련 △합동 현장 실사 등 절차를 거쳐 두 업체를 선정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이 마무리되면서 방사청이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 오는 3월까지 사업추진방안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하고, 방추위는 심의를 거쳐 최종 사업자와 사업 방식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런 절차에 따라 KDDX 최종 사업자는 이르면 3월에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 HD현대중공업
이런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관행대로 기본설계를 한 업체가 건조까지 하는 것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공동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여기서 향후 KDDX 사업과 관련한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이날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경쟁국인 프랑스·독일 등 경쟁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지만, 한국은 국내 경쟁이 해외 경쟁으로 확산해 불리한 입지다"라며 "KDDX 사업이 조속히 진행돼야 국내외 함정사업이 발전할 수 있고, 건조가 가능한 두 개 업체가 분할 건조하는 등 공동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함정 건조비는 계속 오르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았고, 적자 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연구개발 투자가 어려웠다"며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해 기본설계 하는 업체가 일관성 있게 선도함을 건조하도록 한 것이다"라고 맞섰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군 전력화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양측 갈등 봉합 및 원팀 해외 수주를 위해 공동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날 참석자가 공동 개발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박진호 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은 "KDDX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 본질은 상세설계에 있다"며 "과학기술통신법에 근거한 공동 투자 형태로 조정해, 상세설계에 대한 소유권과 실시권을 보유하면 후속함 사업에 반영해야 할 설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신현승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무 자르듯이 기술적으로 자르는 데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며 "상세설계가 종료되고 나서 그 다음 선박 건조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전체 공정기간에 걸쳐서 설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또 공동설계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고려할 요소들이 있다"고 전했다.
방사청은 규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이번 방추위에서 후속함 등 6척에 대한 모든 결정을 한 번에 판단할 수 있다"며 "수의계약, 경쟁입찰 등에 대한 결정은 결국 규정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