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의료비 절감, 바이오 시장 경쟁 촉진, 대중국 제재 강화가 포함돼 있어 한국 바이오시밀러 및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의 특성에 따라 자국 내 의약품 공급 강화와 같은 해외국가 의존도 낮추기 정책을 추가로 펼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기회와 위기가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헬스케어 공약과 정책 기조는 의료비 지출 절감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내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약과 치료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해, 국가의 의료비 재정 부담을 낮추고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넓힐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 연합뉴스
아울러 이번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2년 제정된 법안으로, 의약품과 에너지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골자다. 약가 인하 대상 의약품을 정해서 협상하는 직접적인 방식을 폐지하고 복제약을 통한 가격 경쟁으로 간접적인 약가 인하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 등은 이미 미국 FDA로부터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를 받은 바 있어,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미국 시장 내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커져 이들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네릭 의약품 수입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높아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약사들 역시 수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한국 기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총 14종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FDA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 62종 가운데 미국(24종) 다음으로 많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후보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촉진에 우호적인 입장"이라며 "한국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수요가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생물 보안법(Biosecure Act)의 기조도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물 보안법은 의약품 위탁 생산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법안인데, 지난 5월 발의된 신규 이 법에는 중국의 특정 기업인 우시 앱텍(Wuxi AppTec), 우시 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 MGI, BGI 등 기업과 계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법안은 바이든 정권에서 발의됐으나, 트럼프 정부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물보안법이 처리되면 중국 업체를 배제하는 기업이 늘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에스티팜(237690) 등 국내 CDMO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물보안법 추진 후 수주 문의가 2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팜은 중국을 대체할 블록버스터 신약의 저분자 화학합성 원료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이거나 규모가 크지 않은 CDMO 기업들에 기회가 돌아갈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 본토에 생산시설을 건설 혹은 인수할 여력이 없다면 수혜를 누리는 데 한계가 존재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또, 제약사간 경쟁을 통한 약가인하가 이뤄지면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에 타격이 발생해 신약 후보물질 기술도입 등이 위축될 수 있다. 대개 빅파마에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 자금을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따른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는 오픈 이노베이션 R&D 투자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은) 경쟁과 투명성 제고를 통한 간접적인 약가 인하를 선호함에 따라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도입 확대와 경쟁 심화가 공존한다"며 "역량을 내재화하고 직판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기업에 기회 요인이 존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