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경제가 암울하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비롯 글로벌 전체가 경기후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한국경제의 앞길이 어두운 편이어서 자칫 불황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환율 부동산 주식 유가 외부신용평가 및 글로벌환경 등 어느것 하나 한국경제에 우호적인 게 없다.
증시 격언에 '동트기전인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즉 가장 암울할 때가 바닥이라는 뜻이지만 문제는 이같은 악재들이 이제 시작, 가장 어두운 시기는 아직 멀었다는데에 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간) 한국이 전세계 신용경색의 압박을 제일 먼저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직면한 최대문제로 원화가치의 급락을 내세웠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올들어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에 대해서 만큼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것도 올들어서만 저점에 비해 20%를 훌쩍 넘는 초강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2일엔 1223.50원을 기록, 심리적 마지노선인 1200원대마저 돌파해버린 것이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듯 다른 국가에 대해 약세를 보인 달러화가 마치 원화에 대해 한풀이 하듯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가파른 고환율 시대를 맞이한 것은 지난 97년 IMF사태이후 처음일 정도다.
이에따라 월스트리트저널도“한국이 금융위기 타격받을 亞 대표국”이라고 과감하게 선정(?)한 것이다.
고환율로 인해 달러가 말라가고 있는 이때에 설상가상으로 세계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국내 은행에 메가톤급 악재를 터뜨려줬다.
무디스는 지난 1일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해버린 것이다. S&P등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무디스의 뒤를 이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따라 국내은행들은 해외에서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으며 조달금리도 높아지게 됐다. 이는 곧 국내 시장의 자금경색을 부채질할 것임은 자명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동산시장에 잔뜩 끼인 거품이다.
5~6년전만 해도 5억원 수준이었던 강남의 아파트가 지난해엔 20억원대를 넘길 정도로 엄청난 부동산자산 버블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같은 버블이 해소되지 않은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올들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버블해소엔 턱없이 모자라다는게 부동산 시장의 평가이다.
향후 부동산 버블이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당장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은행들의 수지악화로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90년대말 같은 금융 시장 재편이 오지말란 법이 없는 상황이다.
사실 현재 미국의 금융위기도 자국내 주택경기가 나빠지면서 촉발된 것이고 보면 부동산버블을 강건너 불보듯할수 없는 처지다.
유가도 고점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한국은 환율이 많이 올라 최근의 유가하락분을 상쇄한데다 비산유국 치곤 에너지효율도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고유가 충격이 아무래도 타국보다 훨씬 강하게 받을수 밖에 없다.
알려진바에 의하면 한국의 에너지 효율은 일본의 절반정도 밖에 안된다고 한다. 즉 에너지값이 비싸질수록 한국이 일본보다 배 타격이 된다는 얘기다.
국내 주식시장은 이같은 총체적 악재를 반영이라도 하듯 올 코스피 고점인 1900선에 비해서는 5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문제는 올들어 30조원의 매물공세를 퍼부은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지금도 진행중인데다 미국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고 있어 코스피는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상장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외여건을 돌아보면 더욱 암담할수 밖에 없다.
미국은 5대 자은행중 3개사가 넘어지거나 다른 회사로 인수될 정도로 금융시장 전반이 붕괴됐다. 이제 금융시장 경색은 실물경제로 본격 전이될 시기에 있다.
금융권이 제 살길 찾기에 바쁜데 기업에 쉽게 자금을 빌려줄리가 만무하며 오히려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에 대해서는 연장없이 회수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한계기업부터 도산하기 시작,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력이 약한 회사들은 도태될수 밖에 없다. 결국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날수 밖에 없어 경기 침체는 불보듯할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에서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으로 촉발된 경제상황이 1929년 대공황때와 비슷하다"면서 2000년대 초반의 반짝 경기후퇴와 비슷한 상황이 아닌 대공황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물론 각국이 공조를 잘한다면 대공황이 안올수도 있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내외 악재만 켜켜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중일 800억달러 공동기금 설치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중국 일본과 달리 사실상 을의 입장과 비슷한 한국이 과연 만족할만한 조건의 기금을 조성해낼수 있을지 의문스러울수밖에 없으며 설령 기금이 설치되더라도 최근의 위기를 극복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최근 만기가 되어 돌아오는 외채규모가 적지 않은 긴급상황에서 강만수 경제팀이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갈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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