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에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해 온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반대 주민협의회'. ⓒ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
[프라임경제] 국토교통부가 29일 제34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2024년 상반기 도시재생 혁신지구' 2곳을 발표한 가운데,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은 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에서 최종 제외됐다.
구덕운동장은 부산 최초의 공설운동장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지난 1984년 롯데자이언츠가 우승할 당시 최동원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배출한 구장으로, 사직야구장으로 홈 구장을 이전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시는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을 도시환경개선과 서부산·원도심 지역의 활성화를 목표로 신속한 절차 이행과 사업비 조달을 위해 국토부 도시재생혁신지구 지정을 통한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7990억원을 들여 구덕운동장 일대 1만1천577㎡에 1만5천석 규모 축구전용 구장을 비롯해 문화·생활체육시설과 상업·업무시설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에는 800가구 아파트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민 반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구 서대신동 주민들이 중심이 된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는 "부산시가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명목으로 서구 도심의 유일한 공원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려 한다"며 구덕운동장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위 방문까지 감행했다.
이에, 지역 여론도 돌아섰다. 부산시의회도 시민 의견 수렴 절차가 미흡했던 만큼 충분한 검토와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고,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는 부산 지역 정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노동당·조국혁신당)과 시민단체 등 총 64개 단체가 지난 20일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철회를 촉구하면서 반대투쟁이 정점으로 향했다.
지역구의 곽규택 국회의원(부산 서동구)도 반대에 동참했다. 곽 의원은 국토부 장관부터 실장, 과장, 실무진까지 잇따라 만나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에 대한 반대의견 전달과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왔다.
지난달 31일에는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와 함께 구덕운동장 아파트 개발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지난 25일에는 국토부 장관을 만나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합동건의문'을 전달하며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구덕운동장 개발에 대해 재차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곽규택 의원은 "주민의사가 충분히 반영된 결정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구덕운동장 개발사업은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해당부지 일대가 체육시설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공공성‧개방성‧역사성에 핵심을 두고 충실히 계획을 세워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는 결국 29일 "시민의 의견을 듣고 사업추진 여부를 판단하고자, 지난 8월 22일부터 시민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여론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 결과 발표와 함께 국토부 공모 결과에 대한 향후 계획 등을 밝히며, 구덕운동장 재개발과 관련해 앞으로도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알렸다.
국토부는 29일 제34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2024년 상반기 도시재생 혁신지구 2곳을 발표했다. 인천 동구 화수동 화수부두 일원 재개발 사업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원 재개발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