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가 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에 대해 논의한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정유부터 가스·배터리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석유 기반 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는 에너지 분야 중간 지주회사다. SK그룹 지주사인 SK(034730)가 36.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SK E&S는 △수소 △재생에너지 △천연가스(LNG)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비상장사로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 이사회 논의 결과에 따라 SK도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이 성사되면 매출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하고, 자산 총액이 10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두 회사 합병의 핵심 이유는 SK온 때문이다. SK온을 살리기 위한 것. SK그룹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러한 합병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종로구 서린동 SK 사옥. = 조택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올해 1분기까지 10개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58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액은 무려 2조60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SK온을 지속 지원한 탓에 재무부담에 휘청이는 상황이다. 합병 시 SK E&S 자금력으로 SK온에 수혈할 여력이 생긴다. 이러한 SK E&S의 현금 창출 능력도 합병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 E&S는 지난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이래 지난해에도 2년 연속 매출 11조원 이상,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SK그룹 내 영업이익 기여도로 보더라도 전체 그룹사 중 상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 간 합병비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SK E&S가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따라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어서다.
또 3조1350억원 규모의 SK E&S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설득하는 문제도 남아있다. KKR이 합병 문제로 투자금 중도 상환을 요구할 경우 SK E&S의 재무 상태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이와 관련해 17일에 이사회를 열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