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장민태 기자
[프라임경제]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의 준비를 할 상황이 조성됐다."
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시켰다. 이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예정일인 내달 22일까지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된다.
이 총재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의 동결 결정은 전원 일치다. 금리 인하 소수 의견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금통위원들은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검토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이 향후 3개월 내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외환시장 동향과 가계부채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본부 내 물가안정 현판. =장민태 기자
그는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2.4%로 낮아진 데 대해 "매우 긍정적 변화고 예상에 부합한 결과"라며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물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저희가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가 목표(2%) 수준에 가까워졌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인하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대다수 금통위원은 물가와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에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며 "외환시장·수도권 부동산·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아 언제 방향 전환을 할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정책 결정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기는 하지만 국내 금융안정도 그에 못지않은 고려 사항"이라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과열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시장이 금리 인하 시점을 섣부르게 받아들여 주택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총재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올라가는 걸로 봤는데, 지난 5월말부터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며 "가계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것이 중요한 정책 목표라는 점에서 유의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본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