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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빨간불' 정유업계, 디지털 전환 '집중'

하늘 '드론' 땅 '로봇개'…비용 절감·안전성·효율성 다 잡는다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7.10 11:51:09
[프라임경제]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수요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까지 위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는 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과 안전성, 효율성 확보를 위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2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수송비 등 값을 뺀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3.5달러로, 손익분기점을 하회할 뿐만 아니라 1분기 7.3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석유 수요 위축,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 평가 손실 등도 실적 악화에 힘을 더하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 속 정유업계는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탄소중립이 대세로 떠오름에 따라 석유 사용량 감소가 예상되다 보니, 생산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능형 로봇개가 SK이노베이션 울산CLX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중국과 인도 등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시장 장악력을 키우는 것에 대한 견제 조치인 셈이다. 비용을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설 유지보수 등에 투입되는 비용부터 정리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종이로 출력하던 작업 허가서와 근무 일지 등을 디지털화하고, 작업별로 나뉘어 있던 시스템을 통합해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현장 관리를 최적화하고, 현장에는 사람 대신 드론과 로봇개를 투입해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우선 에쓰오일(S-OIL, 010950)은 최근 3년간 255억원을 투입한 자체 통합 제조운영 관리시스템 '에쓰-아이맘스(S-imoms)'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분산 운영되던 30여개 시스템을 하나로 모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AI로 데이터를 분석해 공장 유지 보수를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사전 감지와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울산콤플렉스(울산CLX) SK에너지 생산 현장에 AI와 디지털 전환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 2.0'을 도입했다. 하늘에는 드론이 떠다니고, 땅에서는 로봇개가 돌아다니며 순찰한다. 생산성과 안전성을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업무 자동화와 지능화를 통해 연간 100억원 이상 비용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GS칼텍스 역시 AI 기반 설비 예측진단 솔루션을 적용했다. AI가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상세 진단 및 현장 조치 방안을 제시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생산 현장에 AI를 도입해 최대 수익성을 얻는 운전 조건을 도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유공장과 같은 장치 설비에서도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공정 운전의 안정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설비 고장 가능성 사전 예측 및 에너지 사용량 절감 등의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최적의 운전 조건 등을 도출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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