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3개월여만에 다시 재점화됐다. 그동안 형제 측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전격적으로 모녀 측으로 돌아서면서다. 신 회장은 모녀와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약속하면서 형제가 가져갔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은 다시 모녀의 손에 돌아가게 됐다.
송영숙 회장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일부 지분을 한미사이언스(008930)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한양정밀)이 매수한다고 3일 밝혔다.
양측은 이 같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총 6.5%, 444만4187주),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의결권공동행사약정)을 이날 체결했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송 회장은 이날 신 회장을 본인의 특별관계자로 포함하는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도 공시했다. 이에 따른 송 회장(11.93%)과 임 부회장(10.43%) 및 그 일가친척, 가현문화재단(5.02%), 임성기재단(3.07%)에 더해 신 회장(12.43%)을 아우르는 특별관계자들의 지분은 총 48.19%로 의결권 과반에 육박한다. 이날 공시된 지분율은 주식 매매 이전 지분 기준으로 매매 이후 지분율은 송 회장 6.16%, 임 부회장 9.70%, 신 회장 18.92%가 될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승리하면서 회사 이사회에 진입한 후, 임종훈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취임하고 이어 형제가 한미약품 이사회까지 진입하면서 형제 측으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한미약품그룹 내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형제의 손을 들었던 신 회장이 모녀 쪽으로 선회한 것은 형제가 경영권 확보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형제는 한미약품그룹의 주주가치를 높일 투자자를 찾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 여기에 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주도로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을 임시이사회에서 해임하는 등 가족 간 갈등도 재점화됐다.
송 회장과 신 회장 측은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이런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지속 가능한 한미약품그룹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 가족 등 대주주(이사회 구성원)와 전문 경영인이 상호 보완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형태의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를 납부할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이를 통해 소액주주들의 정당한 주식 가치 평가를 방해했던 '오버행 이슈'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모녀는 매매 대금으로 1644억원을 받게 된다. 이는 두 사람이 당장 납부해야 할 상속세를 충당하고 남는 규모다.
한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은 "이번 송 회장의 지분 매각은 상속세 해결을 위한 것일 뿐"이라며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간다는 것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임종윤 사내이사 측은 공시와 계약 관련 법적 문제가 없는 지 검토하면서,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