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차바이오텍(085660)의 소액주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선다. 이들은 회사의 개선이 없을 경우 주주행동선언문과 같이 주주총회를 통한 표대결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바이오텍 소액주주 모임인 비상주주연대는 지난 6월27일 성명서를 내고 "차바이오텍 오너일가는 지난 10년간 재산증식과 승계 작업에 혈안이었다.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2018년 전대미문의 회계부실로 인한 관리 종목이 돼 수많은 주주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며 "이에 주주들이 기업의 정상화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연합해 정상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뭉쳤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2018년 관리종목 지정전 가격인 4만950원 이상으로 부양할 것,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실계열사를 매각하라는 두 가지 요구가 담겼다.
비상주주연대가 설립된 배경에는 차바이오텍의 약속 불이행과 주가부양 의지 부재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주주연대는 "1년 전 주주간담회를 통해 대표이사가 했던 약속을 믿고 지난 300일간 1인시위로 약속이행을 요구했으나 이런 믿음조차 헌신짝처럼 버려져 신뢰가 사라졌다. '오너일가가 주가부양을 원하지 않는다'는 퇴임 임원의 뒷이야기가 진실"이라며 "이에 비상주주연대는 해당 요구가 이루어질 때까지 주권 위임을 통한 주주행동을 단계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차바이오텍은 총 4차례에 걸쳐 전환 사채를 발행했다. 이 기간 차바이오텍의 주가는 2018년 1월 최고가 4만2800원에서 2020년 최저가 1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1만1000원~2만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다만 주주연대측에서 차바이오텍에 요구한 2018년 4만원대의 주가 부양은 무리한 요구란 해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회사가 주가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특정 가격대로 주가를 올리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연대가 이와 같은 요구를 하는 이유는 그동안 차바이오텍의 메자닌 활용 등 여러 이슈가 맞물리며 주가가 계속 내림세를 이어오다 보니, 주주들 입장에서는 과거의 주가 수준을 목표로 경영활동에 매진해 달라는 의미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차바이오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끝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 부양=높은 상속세'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가 부양이라는 목적이 일반 주주들과 최대주주간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 최대주주측은 상속이 해결되기 전까지 차바이오그룹 상장사의 주가를 부양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주와 차바이오텍의 갈등이 길어지는 가운데 비상주주연대는 주주명부소송을 진행중이다. 주주명부 및 회계장부열람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전문로펌을 통해 해당 내용을 회사에 발송할 예정이다.
회사의 개선이 없을 경우에는 주주행동선언문과 같이 주주총회를 통한 표대결까지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비상주주연대는 주주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상법상 지분율이 1% 이상이면 대표소송을 할 수 있고, 3%가 넘어가면 회사의 회계장부 열람만 아니라 주주총회 소집도 가능하다.
김선우 비상주주연대 대표는 "주권 위임을 위해 액트를 통해 모인 소액주주 지분은 3.98%정도 된다"면서 "행동주의펀드 세 곳과도 접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기업경영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이양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차바이오텍은 상장사인 CMG제약을 비롯해 차헬스케어, 차메디텍, 차케어스, 차백신연구소 , 차바이오랩, 솔리더스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오너 3세 차원태 부사장도 차바이오텍 주식을 직접 매수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차바이오텍은 차광렬 부회장 5.83%, 케이에이치그린 9.58% 외에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 30.6%를 오너 일가 쪽에서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인 케이에이치그린은 오너 3세인 차병원 차원태 부사장의 개인 회사다.
차바이오텍에 앞서 다수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은 주주 연대를 결성하고,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통합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두 회사의 통합이 주가를 하락시켜 주주들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캐스팅 보터'였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소액주주들이 모녀와 대결을 한 형제에 힘을 실어주면서 경영권이 모녀에서 형제로 넘어갔다. 특히 마지막 표대결에서 소액주주들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제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1년 제3자배정유증을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유증에 참여한 사모펀드 엠씨바이오는 2022년 1월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전환사채 일부를 인수하며 지분을 늘려갔다. 그 사이 제넨바이오의 최대주주는 제넥신에서 제이와이씨로 바뀌었다.
문제는 이후 제넨바이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엠씨바이오가 보유한 전환사채의 가치가 크게 훼손된 것이다.
이 회사 주주들은 "신한진 대표를 위시한 현 경영진이 경영권 사수를 위해 최대 주주를 상대로 무리하게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유상증자를 시도하면서 회사를 상장폐지 위기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주주들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라"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제넨바이오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결정 판결을 내려고, 지난달 7일 임시 주총이 열렸다. 신한진 전 대표가 자진 사퇴하면서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황병호 전 제넨바이오 경영지원본부장이 제넨바이오 신규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2021년 헬릭스믹스는 소액주주들이 결성한 주주연대가 경영진 해임까지 추진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엑세스바이오, 씨젠 등도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