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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소고기도 한국 진출...한우농가 "한우 사육 포기"

2026년 관세 철폐, 수입산 소고기 진입장벽 낮아져...한우농가, 내달 초 '한우 반납' 집회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6.13 15:39:11
[프라임경제]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 이어 아일랜드 소고기도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2027년 유럽(EU)산 소고기의 관세가 철폐되는 가운데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한국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한우 산지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한우 농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우 농가를 지원하는 '한우법' 제정 촉구와 함께 전국한우협회(이하 한우협회)는 다음 달 초 소 떼를 끌고 서울에 모여 대규모 '한우 반납' 집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아일랜드 소고기, 한국 시장 진출 공식화 

지난 7일 아일랜드의 찰리 맥코날로그(Charlie McConalogue, T.D.) 농식품해양부 장관과 마틴 헤이든(Martin Heydon, T.D.) 신시장개발부 국무 장관이 아일랜드 소고기의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2023년 10월, 정부 무역사절단으로 축산시장에 방문한 맥코날로그 장관의 모습. © 보드비아 아일랜드 식품청


찰리 맥코날로그 장관은 "아일랜드와 매우 탄탄한 상호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소고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한국이 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출 우선 시장으로 지정됐다"며 "앞으로 아일랜드 농식품, 특히 소고기 수출 기업들이 한국 바이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수준 높은 한국 시장에 발을 내디디며 입지를 넓힐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과 기회의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출 빗장이 풀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 한국 관계자들, 보드 비아 아일랜드 식품청,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짐 오툴(Jim O’Toole) 보드 비아 아일랜드 식품청 최고 경영자는 한국 시장 개방을 환영하며 "한국 진출은 아일랜드 소고기 업계의 숙원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는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보드 비아 아일랜드 식품청과 아일랜드 소고기 업계는 이미 한국 수입업체 및 잠재 고객과 유대 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 여러분께 아일랜드 목초사육 소고기의 맛을 보여드릴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 식품청 측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1인당 육류 소비량이 가장 높은 국가로 1인당 53.2kg 육류를 소비하는 나라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소고기 자급률은 35%에 불과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아일랜드 식품청의 설명이다. 

보드 비아 아일랜드 식품청의 한국 담당 조 무어는 "한국에서 열리는 무역 박람회와 세미나를 통해 주요 수입업체, 유통업체 및 바이어들과 교류하는 등 EU 공동 지원 캠페인의 일환으로 아일랜드 소고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8월 국내 주요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아일랜드 축산 농가 및 가공장 견학도 주한 아일랜드 대사관의 지원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산 소고기, 가장 많이 수입...캐나다산도 꾸준히 증가 

아일랜드에 앞서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이 한국 소고기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미국 소고기는 지난해 기준 한국이 전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농업부(USDA)와 미국 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작년 한 해동안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3만3081톤(t)으로 중국 및 홍콩(20만1500t), 일본(19만8528t)을 앞서며 전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금액면에서도 작년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20억4700만달러로, 중국 및 홍콩(19억300만달러), 일본(13억5600만달러)을 앞섰다.

2023년 9월 진행된 캐나다우육공사 공동 세미나 및 네트워킹 리셉션에서 알버트 앨링펠드 캐나다우육공사 전무가 발표하는 모습. = 추민선 기자


미국산 소고기의 지속적인 인기는 고물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단백질 섭취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계속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산 소고기 섭취에 대한 긍정적 경험과 양국 정부 및 유통업체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 인식 강화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끈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지난해 하반기 한국갤럽조사연구소와 시행한 '2023년도 소고기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70.4%로 2021년 하반기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향후 미국산 소고기 섭취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69.6%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소고기 수출 물량과 금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알버트 에링펠드 캐나다우육공사 전무는 "캐나다 소고기의 물량과 매출이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2022년 기준 3개국에 수출된 쇠고기는 51만1027톤으로, 이는 47억 캐나다달러 가치"라며 "2022년 한국에 수출된 쇠고기는 1만8963톤으로 1억9200만 캐나다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알버트 에링펠드 전무에 따르면 한국은 캐나다에서 4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주요 수출 부위는 갈비, 어깨 부위, 그리고 부산물 등이다.

또한 관세 혜택으로 향후 캐나다 소고기 수입량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4년 처음 수입되는 2만3185톤에 대해서는 13.3% 관세가 적용된다. 2029년 처음 수입되는 2만687톤에 대해 0%, 2030년부터는 모든 물량에 대해 0%가 된다. 향후 더 많은 물량의 캐나다 소고기가 한국으로 수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키워서 팔아봤자 손해" 한우농가 '한우법' 제정 촉구

한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유럽, 미주 국가들과는 달리 한우 농가는 산지 한우값 폭락이 계속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급기야 사육 한우를 반납하겠다며 다음 달 초 대규모 상경집회를 열 예정이다. 

실제로 한우 산지 가격과 도매가격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한우를 도축해 도매로 넘기는 도매가격은 지난달 거세우 기준 1kg당 1만6846원으로, 3년 전 가격인 2만3475원보다 28.2% 하락했다. 한우 산지 가격의 지표인 6~7개월령 수송아지 가격도 지난달 1마리당 342만2000원이었다. 478만5000원이었던 3년 전보다 28.5% 떨어졌다.

이 가운데 배합사료 가격이 3년 새 40%가량 급등하면서 산지에서는 '키워서 팔아봤자 손해'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5일 제2축산회관에서 제3차 회장단 회의를 열고 '한우산업 안정화 촉구를 위한 한우 반납 투쟁'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 연합뉴스


지난해 기준, 한우 비육우 한 마리당 순손실금액은 142만원, 번식우는 127만원으로 집계됐다. 소비 부진에도 사육비 부담에 출하를 할 수밖에 없다보니 한우값은 폭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욱이 2026년 하반기부터는 수입 소고기 관세까지 사라지게 된다. 

한우 농가들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한우법)에 한 가닥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타 축산 품목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5일 제2축산회관에서 제3차 회장단 회의를 열고 '한우산업 안정화 촉구를 위한 한우 반납 투쟁'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집회는 △한우법 제정 촉구 △한우농가 가격안정(최저생산비) 보장 대책 요구 △한우 소비촉진 대책 마련 △지속적자 축종 사료비차액 지원 요구 △사료가격 및 도축수수료 인하 등 한우산업 현안에 대해 대정부 투쟁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우농가 비영리단체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한우산업은 급격한 자급률 저하 및 한우농가 급감, 사료값 상승, 수입소고기 확대 등으로 생산기반이 매우 약화되고 있으며, 지금의 축산법으로는 제도적·재정적 대응이 어렵다. 정부에서 대안으로 말하는 축산법 개정안은 현재 1년여 동안 TF회의를 단 한 차례 회의했을 뿐이고, 내일이면 방치돼 폐기될 예정이다. 할 의지도 없는 정부가 오롯이 행정 편의적 행동을 위해 명분 없는 반대만 하고 막상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폐업이 속출하는 한우농가의 경쟁력 강화와 보호를 위해서라도 세계유일의 토종 유전자원인 '한우'에 대한 보전, 한우산업 육성과 소비촉진을 위한 목표와 방향, 한우산업의 가격 안정화와 한우 농가 경영안정 프로그램 등 통과된 한우법 시행을 위해 법 테두리 안의 세밀하고 구체적인 지원방안과 규정을 담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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