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한화오션(042660)과 HD현대중공업(329180)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형 프로젝트라 김동관 한화(000880)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267250) 부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이들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DDX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을 국산화해 6척을 실전 배치하는 사업이다. 선체부터 전투 체계, 다기능 레이더를 비롯해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내기술로 건조되는 첫 국산 구축함으로 사업비에 7조8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통상 함정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이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개념설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문제는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기본설계 수행 업체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수의계약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 HD현대중공업
그러나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불법 탈취 및 유출로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기에 법이 정한 바에 따라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정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과 관련해 서로 법적 소송까지 강행하며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그리스에 모습을 드러내며 자사의 기술력을 뽐냈다. 세계 최대 규모 조선·해양 박람회인 '포시도니아 2024'에 참석한 것. 그만큼 조선·해양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과거 서로 경조사를 챙길 만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으나,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조선업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대표적인 경쟁자가 됐다.
하반기에 KDDX 수주 입찰을 진행하고 올해 안에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큰 사업인 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국내 업체끼리 신경전이 거세져 K-조선의 경쟁력마저 떨어지게 만드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