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의원 사무소 앞 구청의 과도한 가지치기로 앙상하게 남아있는 벚나무.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 내 쌈지공원에 식재되어 있던 벚꽃나무들이 올해는 벚꽃을 피우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부산 강서구청은 지난 7일 관내 명지동 한 쌈지공원에 위치한 벚나무에 가지치기를 진행 했는데, 가지치기가 진행된 곳이 국민의힘 김도읍 현역 의원의 선거사무소 건물 앞인 것을 두고 더욱 큰 논란이 됐다.
가지치기를 거친 벚나무들은 10여그루로, 그 중 현역 의원 선거사무소 건물 앞에 심어진 4그루의 경우 가지 대부분이 절단된 채 큰 줄기만 휑하니 남아 '현수막 시야 가림 방지용이 아니냐'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탰다.
실제 김도읍 의원은 3월5일 선관위를 통해 예비후보 등록을 진행했다. 2일 뒤인 7일 강서구청에서 벚나무 가지치기를 위한 '전정' 작업을 진행했고, 다음날에 대형 현수막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청에서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강서구청 녹지공원과 담당자는 "가지치기가 7일 이루어진 것은 맞지만, 이번 가지치기는 구청이 관리주체인 쌈지공원 내에서 일어난 통상적인 작업"이라면서 "바로 옆 골프연습장에서 작년부터 이번달까지 '도로를 가린다'는 민원이 들어와 벚나무의 생육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가지치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원 선거사무소 앞에 더욱 심하게 절단된 4그루는 생육마저 지장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에 강서구청 담당자는 "가지치기가 많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생육에는 지장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항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준 강서구의원은 이에 "벚나무 자체가 크지 않았고, 주변에 가릴 만한 구조물이나 가게 간판도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과도하게 가지치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현수막이 잘 보이도록 미리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건을 제보한 강서구민은 가지치기 하던 작업을 하던 7일날의 영상을 공유하며 "건물도 나무도 띄엄띄엄 있는 곳에 대여섯명의 작업자들이 일사분란하게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어 시간에 쫒기는 일인가하고 유심히 지켜봤다"면서 "올해는 봄이와도 벚꽃나무에 벚꽃이 피지 않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