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전공의들의 업무를 근로 중심에서 교육 중심으로 옮기고 전공의 수를 전문의의 절반 수순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번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의료계가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문제가 드러난 데 따른 조처다.
박민수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전문의 전환 병원 전환 추진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인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 정책의 일환이다.

12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방침이 적용되면 ‘의사인력 확보 기준’ 준수 여부를 판단할 때 전공의 1명은 0.5명으로 계산된다. 신규 의료기관이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하도록 하는 방편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약 40%로,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 전공의가 병원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약 1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을 설립할 때 전공의를 전문의의 50%로 산정해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하도록 한다.
국립대병원 전임교수 정원은 현재 1700명 규모에서 2027년까지 1000명을 더 증원하고 대학병원의 임상, 연구, 교육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보상 체계도 개선한다.
정부는 또 내년에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내년부터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전문의 고용을 확대해 전공의에게 위임하는 업무를 줄이며, 인력 간 업무 분담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확대해 전문의 중심 인력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1년 단위 단기계약 관행을 개선해 장기 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필요한 수가(酬價)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다음 주 중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관련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 공청회, 지난 8일에는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연 바 있다.
박 2차관은 "원래 전공의들은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수련의 목표인데 현실은 수련보다 병원의 부족한 인력을 메꾸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는 수련 기간 내에 충분히 훌륭한 의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일도 프로그램 위주로 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부는 전날 장관이 전공의들과 비공개 만남을 한 데 이어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과의 간담회, 의대 교수들과의 대화 등도 이어갈 계획이다.
박 2차관은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원 사직하겠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또 다른 집단사직으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집단사직 의사를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총회를 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복지부에 따르면 상급 종합병원의 입원 환자가 평시 대비 약 40% 정도 감소했다. 상급 종합병원 수술도 지난달 15일 대비 지난 11일 약 52.9% 감소했다. 응급실의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난 10일 기준 집단행동 이전보다 10%가량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입원환자 수는 약 3000명대로, 평시와 비교했을 때 크게 변동이 없다. 응급실 408곳 가운데 398곳은 병상 축소 없이 운영 중이다.
정부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투입한 군의관, 공중보건의(공보의)는 이날까지 병원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친 뒤 13일부터 각 병원장의 책임하에 근무에 들어간다.
정부는 군의관과 공보의가 빠르게 적응하도록 최대한 이들이 각자 수련받은 병원에 파견했다. 이에 따라 군의관과 공보의의 57%가 수련받은 병원에 파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