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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영권 분쟁, 라데팡스 개입 후 심화"...주총 앞두고 오너일가 내홍 격화

임종윤 사장 "경영에서 철저히 배제"...송영숙 회장 "통합, 선대 회장의 뜻"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3.11 16:52:08
[프라임경제] "고(古) 임성기 회장은 신약개발 의지도 강했지만 백신에 대한 애착도 강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전신인 동신제약 인수도 고려하셨다. 살아계셨다면 팬데믹 시기에 코로나 백신을 자체적으로 만들거나 기술을 가져오든 하셨을 것이다. 이제는 법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50년 전통의 K바이오회사의 위업을 세워 한미약품 그룹과 주주들을 위한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OCI그룹(010060)과 한미사이언스(008930)의 합병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2차 심문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초유의 경영권 분쟁 사태 조짐은 라데팡스가 개입한 2022년 심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임종윤 사장 측은 "고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2020년 8월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고, 12년 지주사 각자 대표이사인 본인은 조직도 없이 배제됐다. 이후 2022년 3월 일방적으로 재선임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대신 그 자리는 라데팡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고 말했다. 

이후 줄곧 임종윤 사장은 한미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과 재무, 인사 등 결정권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다고 토로했다. 이런 행위는 조직배제와 경영기관인 대표이사라는 제도를 폄훼한 코리아디스카운트 사건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정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미약품그룹은 글로벌 공급 가능한 수준의 mRNA(메신저리보핵산)원료와 생산 공장을 보유한 연구 사업 중심회사였음에도 LNP(지질나노입자)기술과 고도화된 mRNA 생산설비, 특허를 갖고 있지 못한 탓에 해외 기술 보유자들과의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라데팡스 경영자문 시작한 이래 박사급 20여명 임원 떠나"

임종윤 사장 측은 "WHO 연합으로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를 구축하는 제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이를 WHO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황 속에서 한국 생산 설비의 핵심기술을 논의하고자 mRNA 권위자인 로빈 박사(Vax Equity社 창립자)를 만나기 위해 케임브리지로 달려갔다"고 회고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당시 임종윤 사장은 "당시 파이프라인과 생산설비의 공동개발이 확보되면 모더나 대항마로 한국이 제약강국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돌아와보니 내가 제안하고 한미사이언스가 진행하던 백신 허브 협력체는 돌연 한미약품 3자 협의체(녹십자, 동아에스티)로 바뀌고 조직의 하극상까지 발생했다. 결국 백신 개발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있어서 인적, 물적 지원 중지 등 철저히 배제되고, 직간접적인 방해와 사임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임 사장 측은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에 관심이 없었다' '주요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오로지 개인 사업에만 전념했다'식으로 치부해 나가는 것은 인과관계를 뒤집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선대회장 작고 후 송영숙 회장에게 라데팡스가 경영자문을 시작한 이래 주요 한미약품그룹의 박사급 20여명의 임원이 떠났다. 기업 경영권이 제약바이오에 있어 비전문가인 기업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4명의 결의만으로 통과됐다는 점이 절차적 정당성을 떠나 도덕적으로도 일반 주주들의 권익이 철저히 무시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경영 참여·오픈이노베이션 놓고 양측 이견

최근 송 회장은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제 생각이 곧 임성기 회장님 생각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살림만하다가 경영일선에 나온 게 아니라 임성기 회장을 보필하며 '송 실장'이라 불렸을 정도로 회사의 인사, 정책 등 모든 사안에 관여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회장. © 연합뉴스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 측은 "선대회장님은 자식들처럼 어머니도 아끼고 사랑하셨지만, 사업적인 면에서는 매우 냉철하고 객관적이셨으며 생전 50년 경영과정에서는 현 송 회장님에게는 실질적인 회사 내 직책을 드리지 않았던 점이 이런 잘못된 이해에 대한 해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언으로 '당신 사후에도 5년간은 지금의 체제를 바꾸지 말라'고 하신 것은 유명하다. 선대회장님과 길게는 30년, 짧게는 10여년 이상 함께한 신약개발 박사 및 중역급 인력이 사모펀드 라데팡스 자문 시작 1년여 기간 중에 20여명 이상 퇴직한 것은, 한미 신약개발 진행이 선장과 1등 항해사 없는 선박과 같은 처지에 놓인 것과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회장이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헬스케어 분야는 더 그렇다. (이번 통합 모델은) 서로를 지키면서 더 큰 발전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오픈 이노베이션이고, 이종 산업 기업 간의 결합이어서 오히려 리스크가 훨씬 적다"고 발언한 부분에도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임종윤 사장 측은 "OCI의 주력 사업분야인 화학/재생 에너지 산업은 제약/바이오 산업과는 연관성이 적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것은 연관성이 있는 산업 간에 이루어져야 시너지가 있는 것이며, 연관성이 없는 산업 간의 결합은 경험하지 못하고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이종 간 오픈 이노베이션의 타당성과 근거에 대해서 제약산업의 이해를 바탕으로 판단했다면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당연히 고려대상이 아니었을 것이고, 이는 결국 피상적인 두 회사의 겉모습만 보고 두 회사 합병의 근거를 설명해 보려는 노력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신약개발 주체인 약품과 사이언스의 관계, 어느 파이프라인을 어느 수준까지 키우기 위해 R&D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부광약품과의 시너지가 한미를 위한 것인지 OCI를 위한 것인지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도 했다. 

부광약품이 OCI그룹에 편입될 당시, 대기업인 OCI의 역량 및 자금력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한편, M&A가 아니라 공동 경영이라는 점을 OCI에서도 강조한 바 있으나 부광약품 경영진의 변화 및 최근의 실적 추이가 공동 경영의 성과로 귀결될 수 있는 결과인지 생각해 볼 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에 넘어가는 현재의 모습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으며, 이후 한미약품의 변화될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송 회장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한미 지분을 많이 가진 아들들이 그룹을 이끌게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 측은 "이미 OCI로 최대주주가 넘어간 마당에 10%대 지분을 갖고 있는 아들들이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이전 합병에 대한 이해부족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오늘(11일) 이사회를 열고 다가오는 주주총회에 상정할 이사 후보를 최종 논의한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중인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사장과 어머니 송영숙 회장, 양측이 내놓은 이사 후보들이 빠르면 오늘 안에 확정 공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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