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거액 소송 불가피

유사사안 모두 패소기록,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도 악재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09.08 11:00:31

   
   
[프라임경제] SG칼텍스의 고객 정보 유출로 1125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경찰은 정보를 유출한 피의자 3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7일 GS칼텍스의 콜센터 운영 담당 자회사 직원 정모(28) 씨, 정씨의 고교동창 왕모(28.회사원) 씨, 왕씨의 후배 김모(24) 씨 등 3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빼낸 고객정보를 엑셀 파일 형태로 정리하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자회사 여직원 배모(30) 씨도 불구속 입건하기로 했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워낙 큰 데다가,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나날이 고양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국민적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욱이, 국내 구지의 기업에서 벌어진 사안인 점은 물론 실수로 유출되거나 해킹당한 것도 아니라 고의 유출이 자회사 관계자들에 의해 일어난 점도 경악의 폭을 키우고 있다.

◆너무도 허술한 보안체제와 의식 부재가 가져온 '참사'

금년에만도 5번이나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빚어지는 등 그간 끊이지 않고 정보 유출이 이뤄져 온 터에 이번 GS칼텍스 사건이 더해져 국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옥션 회원 1000만명의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돼 대규모 손해배상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가, 지난 4월엔 하나로텔레콤이 600만명의 고객정보를 텔레마케팅 업체에 팔아넘기다 적발되는 등 메가톤급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여러 건 일어나 국민들

대기업 몇 군데만 실수 혹은 고의로 자료를 유출하면 부지불식간에 'NET상에서 벌거벗겨진 상황'을 겪게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범죄 등에 자료가 동원되는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후속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언제든 현실화 가능한 일이다.

이번 상황은 더욱이 보안망 부실로 인한 '옥션' 해킹 같은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여지가 있는 경우와도 다르다.

이번에 구속된 정씨는 올해 7∼8월 중에 사무실에 있는 업무용 컴퓨터로 고객 정보를 복사해 저장한 뒤 이 파일이 담긴 DVD 복사본 6장을 만들어 왕씨와 함께 이를 유통시키려 했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이 갖고 있는 보안망이 언제든 인적 문제로 인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더욱이 기밀 자료로 엄중히 관리되고 있는 상황도 아니라 콜센터에서 쉽게 보안을 깨고 자료를 유출한 데 대해서도 "이렇게 되면 아무리 엄중한 보안망으로 외부 해킹에 대응해도 안에서 새서 정보보호의 둑은 쉽게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치권도 GS 사건 계기로 관련 법령 재정비 '우려 목소리'

정기국회에 돌입한 국회는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계법령 강화 등 대책 마련에 여야가 의기투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은 GS칼텍스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청회를 통한 관련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안 사무총장은 8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지금 천백만 명에 달하는 정보유출사건이 일어나서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사무총장은 "민간과 공공기관을 막론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는 대책은 미룰 수 없다"면서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7일 구두논평을 통해 "정말 심각한 문제다. 1100만명이라는 대한민국 성인 정보가 유출됐다는 얘기"라며 "고의유출 여부를 지금 조사 중인 것으로 알지만 누군가가 고의로 유출했다면 더 큰 문제로 심각하고 중대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중대한 사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정보화사회는 우리 생활에 엄청난 혁명을 가져왔지만, 개인정보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역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다"며 "정부는 이 같은 순기능은 극대화하면서 역기능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장 근본적이고도 체계적인 정보정책부터 새로 수립하고,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관리와 처벌에 대한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시급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GS칼텍스 사건을 계기로 정보 보호에 대한 촉매 작용이 일어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집단 소송 움직임 커져, 기업 손실 눈덩이될 수도

GS 칼텍스는 나완배 사장을 필두로 지난 7일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고객 정보 유출 파문 관련 책임을 통감하며 수습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GS 칼텍스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의 정보를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보안프로세스를 철저히 점검, 보완하여 향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보 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GS칼텍스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이미 각종 포털 사이트를 통해 집단소송을 추진하는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어 사상 초유의 집단소송도 예상된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피해자들이 소송을 준비 중이며,실제로 이런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 기업에 극히 불리해 보인다. 과거 유사 사안에서는 리니지 사건 10만 원, 국민은행 사건 20만 원, LG사건은 70만 원을 각각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GS칼텍스 사건은 발견된 CD뿐만 아니라 다량의 CD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여러 차례 유사 사안을 겪으면서 기업의 책임이 강화된 뒤 터진 사건이라 한층 엄중한 책임을 법원이 인정할 수 있어 이래저래 배상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여지가 충분하다. 최대 4조원에 달할 수 있는 소송 규모로 해당 업체는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목전에 이미지 추락 우려

더욱이 GS그룹이 현대중공업과 코스코, 한화그룹 등과 더불어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GS그룹측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이번 사건을 주시하게 되는 요소다.

9일로 바짝 다가온 대우조선해양의 예비입찰에서는 기업의 인수 여력 등 경제적 여건 이외에도,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 등 여러 제반 사항도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GS그룹은 도덕성 측면에서 한화에, 인수 여력 면에서 현대중공업에 앞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평가받아 왔으나, 그간 쌓아온 그룹 이미지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홀하게 고객 정보를 다루는 회사 수준으로 떨어드리게 돼 큰 고심을 안을 수 밖에 없게 됐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