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008930)의 합병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2차 심문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초유의 경영권 분쟁 사태 조짐은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 작고이후 라데팡스가 개입한 2022년 심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종윤 사장 측은 "고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2020년 8월 송영숙 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고, 12년 지주사 각자 대표이사인 본인은 조직도 없이 배제됐고, 이후 2022년 3월 일방적으로 재선임 불가 통보를 받았다. 대신 그 자리는 라데팡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며 "당시 임종윤 사장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간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결국 이를 받아드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이후 줄곧 임종윤 사장은 한미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과 재무, 인사 등 결정권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다고 토로했다. 이런 행위는 조직배제와 경영기관인 대표이사라는 제도를 폄훼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건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정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미약품그룹은 글로벌 공급 가능한 수준의 mRNA(메신저리보핵산)원료와 생산 공장을 보유한 연구 사업 중심 회사였음에도 LNP(지질나노입자)기술과 고도화된 mRNA 생산설비, 특허를 갖고 있지 못한 탓에 해외 기술 보유자들과의 협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또한 임종윤 사장은 WHO 연합으로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를 구축하는 제안을 제시하기도 하였고, 이를 WHO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 상황이었다.
이 상황 속에서 mRNA 권위자인 로빈 박사(Vax Equity社 창립자)는 미국 모더나 백신을 대체할 영국 연구자로서, 한국이 생산 가능한 구조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줘 임종윤 사장이 생산 설비의 핵심기술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로 달려갔다고 임종윤 사장측은 회고했다.
임종윤 사장은 "당시 파이프라인과 생산설비의 공동개발이 확보되면 모더나 대항마로 한국이 제약강국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돌아와보니 내가 제안하고 한미사이언스가 진행하던 백신 허브 협력체는 돌연 한미약품 3자 협의체(녹십자, 동아에스티)로 바뀌고 조직의 하극상까지 발생해, 결국 백신 개발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있어서 인적, 물적 지원 중지 등 철저히 배제되고, 직간접적인 방해와 사임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임 사장 측은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에 관심이 없었다' '주요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오로지 개인 사업에만 전념했다'식으로 치부해 나가는 것은 인과관계를 뒤집는 행위"라고 덧붙이며 "이런 건 전문가들이나 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은 심정이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선대회장 작고 후 송영숙 회장에게 라데팡스가 경영자문을 시작한 이래 주요 한미약품그룹의 박사급 20여명의 임원이 떠났고, 기업 경영권이 제약바이오에 있어 비전문가인 기업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4명의 결의만으로 통과됐다는 점이 절차적 정당성을 떠나 도덕적으로도 일반 주주들의 권익이 철저히 무시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고 임성기 회장은 신약개발 의지도 강했지만 백신에 대한 애착도 강해 현 SK바이오사이언스 전신인 동신제약 인수도 고려하셨기 때문에, 살아 계셨다면 팬데믹 시기에 코로나 백신을 자체적으로 만들든 기술을 가져오든 하셨을 것"이라며 "이제는 법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50년 전통의 K바이오회사의 위업을 세워 한미약품 그룹과 주주들을 위한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 사장 측의 주장에 대해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이 다른 한미 경영진과의 협의나 논의 없이 결성한 백신 컨소시엄은 당시 한국 제약바이오협회와 정부가 추진한 또다른 백신 컨소시엄과 중복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상당한 혼란이 이어진 바 있다"며 "임 사장 주관으로 결성된 백신 컨소시엄에 속한 바이오기업들은 mRNA 등 신기술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고, 오히려 한미가 자금을 투자하면 이를 통해 해당 기술 개발에 도전해 보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미는 검증된 원천기술 없이 '가능성'만을 제시하는 여러 기업들에게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자할 만한 충분한 여력도, 근거도, 명분도 찾을 수 없었다"며 "이를 '지원을 끊고, 조직적으로 왜곡, 방치했다'는 주장은 당시의 현실적 배경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컨소시엄에 속했던 일부 기업이 한미와 백신 CDMO 분야에서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현재는 아무런 성과 없이 해당 비즈니스가 모두 끝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