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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OCI 통합, 기업·주주가치 훼손" vs 한미 "미래가치 높인 결단"

한미사이언스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심문 종결…이달 결론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3.07 16:07:38
[프라임경제] 한미그룹과 OCI(010060)그룹 통합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과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일반 주주를 배제한 채 불합리하게 결정됐다"고 주장했으며 한미그룹 측은 "통합으로 인한 그룹의 미래 가치에 대해 주주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2차 심문에서는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 변호인단과 통합을 추진한 모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008930) 회장 측 변호인단의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임종윤 사장 측은 "거래의 절차적 문제점 등에 대해 재판부에 소명했다"며 "재판부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금번 합병과 신주발행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한미그룹 10만 주주분들의 억울함을 해소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상속세 문제로 시작...일반 주주 배제한 의사 결정 

임종윤 사장 측 변호인단은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송 회장이 경영권을 추구하고 자신들을 경영권에서 배제하면서 회사가 경영권 분쟁 상황에 있다"며 자신들을 배제한 채 이뤄진 통합 결정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거래는 상속세 문제로 시작됐으며 이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표면에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한미그룹과 OCI의 통합 계약이 일반 주주를 배제한 의사 결정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미약품(왼쪽) 및 OCI 본사 전경. ©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 측은 "해당 거래는 3가지의 계약이 한번에 진행되는 형태로, 이를 통해 한미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이 OCI그룹에 넘어가는 구조다. 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동일인을 OCI 오너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그룹은 계열 상장사들의 시가총액만으로도 7조원이 넘는 기업이다. 이러한 기업의 경영권이 외부인, 그것도 제약바이오에 있어 비전문가인 기업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사항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4명의 결의만으로 통과됐다. 선대 고 (故)임성기 회장 생전에는 경영에 일절 관여 없이 미술관 운영에만 몰두하시던 분께서 갑자기 경영 전면에 나서 이사회를 장악하고, 이후 제약바이오 산업을 전혀 모르는 사외이사들을 동원해 한미의 경영권을 넘기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떠나 도덕적으로도 일반 주주들의 권익 또한 무시됐다"고 했다. 

또한 "한미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한미와 OCI가 추진하는 합병이 이뤄진다면, 기존 지주회사였던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 그 위상이 추락하게 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지주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의사결정과 수익을 창출하는 자회사들을 거느리면서 PBR 3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간 지주회사들의 기업가치는 평균 PBR 1배 미만으로, 이를 중간 지주회사로 전락하는 한미사이언스에 적용하게 되면 주가가 반토막이 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상장사로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일부 최대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오히려 기업가치를 떨어트려 많은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약개발 위한 자금수혈 '어술성설'..."매년 안정적 성장"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수혈 논리에 대해서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거래를 주도한 사모펀드에서도 분쟁의 시작은 상속세를 해결하는 게 목적"이라며 "그러나, 최근 상속세에 대한 얘기는 오간데 없이, 이번 거래의 목적이 어느샌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상의 목적으로 변질됐다. 그 경영상의 목적이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 수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그룹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자회사를 통해서도 수익성 높은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미그룹의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미그룹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사상 최대실적에 부합하는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번 합병의 총 거래금액을 생각해볼 때, 한미약품그룹의 몇 년 치 이익만으로도 충분히 거래금액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영상의 자금수혈이 과연 어떤 사업을 위해 필요했는지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어디에, 얼마를 투자 담보하고, 어떻게 신약개발을 해 나가고자 하는지,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사업계획 보고서가 검토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가 자금조달 이유 중 하나로 밝힌 '적자'도 영업이나 기술개발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13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적자금액 1300억원 중 약 600억원은 한미그룹 관계사 주식을 사는데 비용이 들어갔으며, 약 600억원은 공장 등의 자산을 매입하는데 사용됐다"면서 "과연 한미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적자'로 인한 자금조달 사유인지 다시 한 번 재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의 경영권 분쟁을 유발시켰다고 할 수 있는 사모펀드(라데팡스)가 한미의 경영에 직접 관여한 이후 약 1여년 시간만에,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과 길게는 40여년 짧게는 10여년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전성기를 이끌었던 임원급 주요 핵심인력 23명이 모두 자발적·비자발적으로 한미를 퇴사했다. 선장과 일등 항해사가 없는 배에 선원들만 가득하다고 해서, 과연 배가 어디를 향해 나아갈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은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한미그룹을 꾸준히 성장시키는 데만 집중하지 못하고, 작금의 상황과 같이 어지러운 시기를 맞이한 것에 대해 주주분들과 한미약품그룹 이해관계자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한미그룹 10만 주주와 임직원의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고 전했다.

◆"임종윤 측, 통합 아니 다른 대안 제시 못해"

반면, 한미사이언스 측 변호인단은 창업주 타계 후 경영권 분쟁 상태에 있었다고 할 정도로 가족 간 갈등이 심각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통합은 미래가치를 높인 결단이었으며 임종윤 사장 측이 대안을 제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가처분 2차 심문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의 정체성과 로열티를 지키면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한미그룹은 3자 배정 유상증자의 정당성과 양 그룹간 통합 이후의 구체적 시너지, 상속세 재원 마련을 하면서도 한미를 지킬 수 있었던 결단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상대측에서 제기한 비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한미그룹은 "상대측은 이번 통합을 반대하는 여러 이유들을 제시했지만, 정작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경영권을 지키고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제시하지 못해, 이번 소송 제기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점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사장 측 변호인은 대안을 제시하라는 재판부 요청에 대해 "오랜 기간 경영권에서 배제돼 있던 상황이라 대안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번 통합으로 경영권을 빼앗기게 됐다는 주장에 대해 한미그룹은 "대안 제시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애초에 경영권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을 빠져나간 모습도 의아할뿐더러, 정작 대안 제시도 없이 신주 발행부터 막자고 소송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재판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측은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이번 통합의 취지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며 "반면 한미 측은 대주주가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한미를 지켜내려 했고, 회사의 미래가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한미를 지켜야 한다는 큰 목표 아래 진행된 이번 통합 과정에서 주주들께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드려 송구할 따름"이라며 "반드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모든 주주 분들에게 이익이 되는 회사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17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에 반대하며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사건의 심문은 이날로 마무리됐다. 이날 심문이 종결되면서 가처분 인용 여부는 이달 말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총 이전에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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