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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HD현대중 기밀 유출, 임원진 개입 있었다"

KDDX 사업 관련 'HD현대중공업 고발' 기자회견…HD현대중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3.05 15:09:52
[프라임경제] 한화오션(042660)이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329180)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데 이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위사업청의 행정지도 결정 이유를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일부 직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건에서 임원진의 개입이 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기밀 유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발표를 맡았고, 정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영업사업부 수석부장이 함께 설명자로 나섰다.

구 변호사는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해 비인가 서버에 저장하는 심각한 보안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없었다"며 "이러한 불법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방위산업의 정의와 공정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자회견을 기밀 유출 당사자인 HD현대중공업과의 경쟁 차원에서 연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들은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KDDX 사업 기밀 유출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 조택영 기자


이후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가능 여부를 논의했고,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찰 자격을 제한하지 않았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한 바 있다.

우선 한화오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의 '국가계약법 위반'과 '청렴서약 위반'이라는 두 사안을 판단했고 국가계약법은 5년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청렴서약은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지도'라는 결과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형사판결문을 통해 드러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의 탐지·수집·누설 범행의 방법을 보면,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없이는 그 계획 및 실행이 불가능하다"며 "방사청은 임원 개입과 관련해 더 명백한 근거가 있어야 제재를 할 수 있다고 했고, 이러한 증거가 확인될 경우 추가적으로 재심의해서 제재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 행위에 대한 상응 조치 없이 사업이 이어진다면 유사한 행위가 반복될 수밖에 없고, 공정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국가 기밀 유출로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형사고발을 통해 임원 개입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진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만 "KDDX 같은 함정 사업은 1년에 1~2건 정도라 입찰을 제한해도 HD현대중공업은 집행정지를 신청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경쟁 입찰로 간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수주할 것이며, 우리의 이익을 위해 고발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DDX 사업을 둘러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의 실천 배치를 목표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한화오션의 움직임을 두고 "한화오션이 최근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며 내세운 근거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에 불과하며, 임원 개입 여부 등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명회를 통해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해 사실 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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