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명 '한국판 스페이스X'로 불리는 차세대 발사체의 개발사업을 주도할 체계종합기업 입찰이 유찰됐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047810)가 입찰을 포기해서다.
규정에 따라 재공고를 거쳐야 하는 등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사업을 따내 뉴스페이스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에서 2032년 달 착륙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한 것으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원이 투입된다.
△2030년 1차 발사(차세대 발사체 성능검증위성) △2031년 2차 발사(달 연착륙 검증선) △2032년 3차 발사(달 착륙선)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다.
선정된 체계종합기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페이스허브 발사체 제작센터'의 내부 조감도.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실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의 2파전 예상됐지만, KAI가 돌연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독참여 구조가 됐다. 앞서 또 다른 경쟁자로 여겨졌던 대한항공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KAI 관계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주관기업 선정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글로벌 2050 비전'을 기반으로 독자적 우주 모빌리티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글로벌 우주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또 "뉴스페이스 시대에 시장에서 요구되는 상업성 높은 재사용 발사체, 다목적수송기기반 공중 발사체, 우주비행체 등의 우주 모빌리티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우주공간 사용의 대중화 및 상업화를 통해 우주경제 실현을 앞당길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이 국가 우주 개발역량과 대형 액체 발사체 개발역량 확보를 위해 중요한 사업임을 인식하고, 주관사가 아닌 참여기업으로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첨언했다.
KAI의 입찰 포기에 따라 체계종합기업 선정은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기획재정부 계약예규상 단독으로 입찰한 경우 재공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조달청은 23일 재공고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약 10일 정도의 공모 기간을 거친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정 지연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여전히 입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 재공고 역시 단독 입찰할 경우 수의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추가 공고가 내려온 후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라며 "일정 지연에도 참여 의사에는 변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