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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 세대교체' 조선업계, 저탄소 넘어 무탄소 시대

IMO 환경규제·수소 운송 수요 증가 영향…글로벌 VLAC 발주 15척 '국내 기업 싹쓸이'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1.26 13:17:33
[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맞춰 에너지 전환에 나서고 있다. 저탄소를 넘어 무탄소 선박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친환경 선박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앞서 IMO는 지난해 7월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 80차 회의에서 기존 '탄소 배출량 50% 저감'이었던 2050년 목표를 '순 배출량 제로'로 상향했다. 2018년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 가운데 3%가 국제 물류의 90%를 처리하는 선박에서 뿜어져 나와, 보다 적극적인 탄소 감축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돼서다.

이에 국내 조선 3사 역시 잇달아 친환경 선박으로 새해 첫 수주 소식을 알렸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고, 한화오션(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Very Large Ammonia Carrier)을 각각 2척씩 수주했다.

주목할 점은 조선 3사 모두 올해 첫 수주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으로 장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년 넘게 LNG 운반선에 집중했고, 지난해에만 해도 LNG 선박으로 첫 수주의 포문을 열었다.

LNG 운반선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지만,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발생해 IMO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VLAC가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부상하고 있다. 즉, 저탄소에서 무탄소로 선박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 HD한국조선해양


또 암모니아는 친환경 연료인 수소의 저장·운송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수소를 액화해 운반하려면 낮은 온도와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 질소와 수소가 결합한 형태인 암모니아를 운반해 수소를 추출하는 게 경제적인 수소 저장·운송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수소 운송 수요 증가에 대비할 효율적 방안으로 암모니아 운반선이 주목받는 이유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AC는 총 15척으로, 모두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 11척 △한화오션 2척 △삼성중공업 2척이다. 수주 지역은 △오세아니아 △중남미 △유럽 등 다양하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탄소배출과 관련해 제로에 가깝게 도전해야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암모니아 선박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영향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대형 선주들도 암모니아 선박 발주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매년 20척의 VLAC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35년까지 200척 수준의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며 최근 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무탄소 선박을 상용화하고, 친환경 선박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90%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암모니아 운반선 수요가 이렇게까지 크진 않았는데, 탄소중립으로 갈수 있는 대체재 선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니즈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 선주들이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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