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
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과 신약 개발 기업 한미약품그룹의 기업 간 통합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OCI(010060)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008930·한미약품그룹 지주사)가 통합지주사를 만들기로 하고 통합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 '코리그룹'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 합의 계약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지분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번 계약은 임종윤 사장의 모친이자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의 여동생 임주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1.66%, 10.2%다.
이번 두 그룹 간 계약으로 한미약품그룹의 후계구도가 임주현 사장으로 굳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새로운 최대주주 OCI홀딩스의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 지배력이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송영숙 회장의 경우 한미사이언스 주식 처분으로 상속세 재원 마련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통합 발표가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이 △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등 법적 대응 △이사·감사 선임 등 경영참여 △우군을 활용한 공개매수 등의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임 사장은 14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공동 경영을 약속하는 중차대한 결정을 제대로 된 검토도,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필요시엔 가처분 신청과 이사회 구성 변경 등 최후의 수단을 언제든지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리그룹 소셜미디어 X(X, 옛 트위터) 캡처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며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종윤 사장은 올 1월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693만5031주)를 보유 중이다. 한미약품의 사내이사이자 미래전략을 총괄하는 사장 직책을 맡고 있다.
임 사장은 1972년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보스턴칼리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곡분야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한 임 사장은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 기간 회사 실적을 끌어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2009년 3월 한미약품(-128940) 사장에 선임된 그는 본격적인 2세 경영 준비에 들어갔으며, 2012년 3월부터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재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장 외에서 코리그룹 회장, 바이오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180400·Dx&Vx)' 사내이사 등을 맡고 있다. 임 사장은 2021년 10월 한미사이언스 주식 27만7778주를 현물출자 해 디엑스앤브이엑스 전체 발행주식의 19.5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