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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골머리' 정유업계, 실적 먹구름에도 소나기 우려↑

'국제유가·정제마진 하락' 실적 부진 전망…"횡재세 추진 그만둬야"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1.10 12:17:06
[프라임경제]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인 국내 정유업계가 실적이 좋아질 때마다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일명 '횡재세' 논란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현재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논의는 잠잠해진 모습이지만, 실적이 반등하거나 금융권에 횡재세가 도입될 경우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에선 습관적인 횡재세 논의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지난 2022년보다 40% 감소한 2조33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에쓰오일(010950)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전년도의 절반 수준인 1조88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해 2분기 정유 부문에서 각각 1068억원, 2921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3분기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제마진이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반짝 회복에 그쳤다. 정유 4사는 2분기까지 저유가와 정제마진 약세로 실적 부진을 보였다가 3분기에 국제유가가 90달러 이상으로 오르고, 정제마진도 올라 2조99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주유소의 모습. ⓒ 연합뉴스

통상 정제마진은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작년 3분기에 평균 10달러까지 올랐지만, 4분기엔 2~3달러까지 추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70달러대로 고꾸라지면서 정유사들이 재고평가손실 리스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0%대 감소할 전망이다.

정유사들의 이러한 사정 때문에 정치권에서 횡재세 추진 논의는 잠시 사그라든 모양새지만, 올해 국제유가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석유콘퍼런스에서 OPEC플러스(+)의 유가 부양 의지와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우려 등 유가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배럴당 83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에 대한 횡재세 이슈가 지속되면서, 횡재세가 금융에 적용될 경우 정유를 포함한 다른 산업에도 도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원유를 직접 생산하는 유럽 등과 산업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점과 유가 변동에 따라 언제든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의 습관적인 횡재세 논의에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라며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는 횡재세 논란을 이제는 그만둬야 할 시점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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