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홈쇼핑업계가 새해 '탈(脫)TV' 콘텐츠 강화에 나선다. 지속적인 TV 시청률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어 온 업계는 멤버십을 확대하고 유튜브·숏폼·시니어 등의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업 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GS샵은 최근 미디어 무게 중심이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며 TV홈쇼핑 사업자 최초로 숏폼 콘텐츠 서비스인 '숏픽(Short Picks)'을 오픈했다.
숏픽은 GS샵이 보유한 TV홈쇼핑·데이터 홈쇼핑·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해 보여주는 콘텐츠다.
무게중심을 기존 TV에서 모바일로 확장하는 '모바일 시프트 2.0' 전략의 일환으로, 짧은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3040세대의 특성을 반영했다. GS샵은 TV홈쇼핑 방송과 비교해 짧은 시간에 많은 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새 고객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CJ온스타일도 앞서 지난해 10월 유튜브 전용 라이브커머스 채널 '핫딜셋넷 상시런'을 개설했다.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라이브쇼'와 별도로 운영되는 채널로,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해 브랜드사에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CJ온스타일에서 판매한 로봇청소기 '로보락'의 누적 주문금액이 250억원을 돌파했다. © CJ온스타일
특히 CJ온스타일이 지난해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원플랫폼' 전략이 입점 브랜드의 매출 상승에 톡톡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의 원플랫폼은 TV, T커머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전 채널과 밸류체인(Value Chain)을 결합해 이를 기반으로 각 브랜드사의 상품 콘셉트에 부합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사업 전략이다.
이같은 '원플랫폼'에 힘입어 연간 판매액 200억원 이상인 브랜드 수가 1년 전보다 88% 늘었다.
인기 브랜드를 모바일로 먼저 소개해 키운 뒤 TV 상품으로 확장하는 '모바일 투 TV' 전략도 매출 증대 효과가 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이 전략을 적용한 로봇청소기 '로보락'과 소파 전문 브랜드 '자코모'는 지난해 CJ온스타일에서만 각각 250억원, 224억원어치를 팔았다.
현대홈쇼핑(057050)도 TV 방송 의존도를 줄이고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현대홈쇼핑은 유튜브에서 선보이고 있는 딜커머스 콘텐츠 '앞광고제작소'를 기존 현대홈쇼핑 공식 유튜브 채널인 '훅티비'에서 선보이던 것에서 나아가 독립된 채널로서 운영을 시작했다.
쇼핑 업계 최초 딜커머스 콘텐츠로 유명 방송인 권혁수가 진행하는 '앞광고제작소'는 특정 상품에 대한 가격을 협상하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앞광고제작소'에서 할인율이 결정되면, 해당 가격대로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에서 판매를 진행해 현대홈쇼핑 모바일 플랫폼간 시너지 확대 및 신규 고객 확보를 노리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1~3차 '앞광고제작소' 방송을 운영해 본 결과, 본격적으로 육성할 만한 가치를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 4월 단백질 제품 '셀렉스', 7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스탠리'에 이어 이어 9월 3차 방송을 통해 진행한 로봇청소기 '로보락' 판매 기획전은 총주문액이 7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앞광고제작소'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다. 고객 호응에 힘입어 현대H몰에서 진행한 앵콜 기획전은 준비 물량 전량 매진으로 당초 3일로 계획했던 행사가 9시간 만에 조기 종료되기도 했다.
고객층 다변화 효과도 두드러졌다. 1~3차 '앞광고제작소'와 연계해 현대H몰에서 진행한 기획전들은 평상시 기획전 대비 고객 유입량이 평균 36배 높았으며, 구매고객 중 20~30대 비중은 80% 이상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도 TV홈쇼핑에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라이브커머스·SNS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자체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론칭했고, 혜택 협상 예능 '강남의 덤덤' 등 콘텐츠 커머스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내내스튜디오의 누적 조회수는 1700만 뷰를 돌파했다.
롯데홈쇼핑은 멤버십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2018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료 멤버십 '엘클럽(L.CLUB)' 회원 전용 라이브커머스를 선보인 것.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2월 유료 멤버십 '엘클럽' 전용 라이브 커머스를 론칭했다. © 롯데홈쇼핑
엘클럽 회원 전용 특가와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는 라이브커머스로, 일반 고객과 비교해 연간 구매 금액과 재구매율이 5~6배가량 높은 유료 멤버십 고객을 붙잡아두기 위한 것이다.
홈쇼핑업계가 탈TV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건 TV 시청 인구 감소와 모바일 쇼핑 확대 등 달라진 시장 환경 때문이다. 2010년 스마트폰 보급으로 TV를 아예 보지 않는 인구가 늘었고,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덩치를 키운 이커머스도 홈쇼핑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쪼그라드는 수익에도 좀처럼 줄지 않는 송출 수수료도 부담이다. 이런 환경 변화에 홈쇼핑업계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에서 지난해 49.4%로 처음으로 50%를 밑돌았고, 지난해 3·4분기 CJ온스타일을 제외한 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사는 일제히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부진한 성적을 냈다.
TV시청자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2013년 이후 줄곧 오른 유료방송 홈쇼핑 송출수수료도 홈쇼핑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사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18년 46.1%(1조4304억 원)에서 2022년 65.7%(1조9065억원)로 5년 새 19.6%포인트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TV시청 인구가 모바일 등으로 이동하면서 올해 업계는 숏폼,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 등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라며 "더이상 TV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