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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6조원 손실' 코앞…금감원, 불완전판매 '유형화'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TF' 발족 후 은행권 정식 검사 착수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3.12.24 11:26:45

금감원이 H지수 연계 ELS 관련해 여러 민원을 바탕으로 유형별 분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다음달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만기 물량가 대거 돌아오는 가운데 해당 규모만 6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관련 상품 불완전판매 유형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대규모 분쟁 조정에 앞서 미리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을 설정하고 배상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이 H지수 연계 ELS 관련해 유형별 분류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손실 보전 민원과 관련해 불완전판매에 해당하는 것과 아닌 것을 빠르게 구분하고 신속하게 배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H지수 ELS 투자자 가운데 고령층 비중이 상당한 데다가 투자 성향 및 가입 목적에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받았다는 주장이 많은 상황이라 불완전판매를 인정할 수 있는 주요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유형들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 측이 고령층 등을 상대로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게 상품을 설명했는지, 투자자가 고난도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경험을 보유했는지 여부가 이번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는 않은 만큼 금감원이 은행권과 금융투자 업계에 대한 정식 검사에는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금감원이 최근 국회 정무위위원회에 보고한 H지수 ELS 설명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이 판매한 H지수 ELS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9조2000억원이다.

당장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만도 8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내년 2월 1조4000억원, 3월 1조600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4월 2조6000억원으로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이 발생한 H지수 ELS 규모는 6조2000억원이고, 이 중 5조9천억원(87.8%)이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는다.

금감원은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이르면 내년 1월 손실 확정과 동시에 은행권에 정식 검사를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ELS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이 검사 첫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를 본격화하기 전 사적 화해 방식의 자율 배상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사적 화해는 금융사와 피해자들이 분쟁 조정을 거치지 않고 자율적인 협의를 거쳐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미 은행권이 과거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사적 화해 방식을 다수 경험해본 바 있고, 금융당국 수장들도 공개적으로 은행들의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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