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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유통결산-면세점] 6년만에 돌아온 유커…"리오프닝 효과는 아직"

'10년 사업권' 인천공항 입찰 재개...면세업계 지각변동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12.20 09:19:34
[프라임경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점업계는 엔데믹 전환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올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찰을 거듭했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이 재개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자국민들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국내 면세업계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은 2017년 3월 '사드 보복' 이후 약 6년 만이다. 중국인들의 여행 빗장이 풀리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진에 시달리던 면세업계는 손님맞이로 분주해졌다.

기대와는 달리 유커가 돌아왔어도 면세점업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 8월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206만3989명에 달한다. 전년 동월 103만5773명 대비 무려 99%가 늘어난 것으로,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치다. 

그러나 속사정은 정반대였다. 이 시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366억원에 머물렀다. 전년 동월 매출인 1조5701억원 대비 27.6%가 줄어들었다.

지난 8월23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여객선 단체 150여 명이 방문해 쇼핑을 즐겼다. 이번에 방문한 고객들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여 만에 롯데면세점에 공식 입점한 10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이다. © 롯데면세점


면세점업계는 8월 들어 중국 정부가 단체여행 자율화를 선언한 뒤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매출이 오히려 감소한 것은 관광객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는 유커들의 소비 행태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면세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규모의 단체 관광객 방문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완전한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롯데면세점, 22년만에 인천공항 사업 철수

올해 면세점업계 최대 관심사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었다. 팬데믹으로 3번이나 유찰됐던 입찰이 올 초 재개되면서 사업권 변경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 계약기간이 기본 5년과 옵션 5년을 더한 10년 사업권으로 변경되면서 글로벌 면세점 1위인 중국 국영 면세점 그룹 CDFG까지 가세해 불을 지폈다.

팬데믹으로 3번이나 유찰됐던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올 초 재개됐다. © 연합뉴스


면세업계는 CDFG가 인천에 들어올 경우 가장 큰 고객인 중국 여행객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해외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CDFG가 인천공항 입성에 성공할 경우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력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공격적인 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CDFG는 인천공항 DF1~4 입찰에 적어낸 금액이 모두 3위에 그쳐 탈락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낙찰되면서 10년 운영권을 차지하게 됐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22년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게 됐다. 

인천공항 출국자 수 증가...롯데 앞지른 '신라'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철수 후 시내면세점·온라인면세점과 국내 고객에게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3분기 실적에서 신라면세점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라면세점 IR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8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163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됐다.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국내 시내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7% 감소했다. 대신 공항점 매출이 같은 기간 248% 증가했다.

신라면세점의 올해 3분기 매출액 8451억원을 기록하며 롯데면세점 매출을 앞질렀다. © 호텔신라


면세점업계서 만년 2위로 불리던 신라면세점은 이번 3분기 매출에서 사상 처음으로 롯데면세점을 앞지르게 됐다. 업계 1‧2위를 차지하는 양사 모두 3분기 실적에서 부진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3분기 매출액은 7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42%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영업손실은 98억원이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올해 들어 인천국제공항 출국자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부터 단체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되고 따이궁 수요 개선도 기대되는 시점이다. 2019년 수준 시장 규모를 가정할 시 고객 믹스 개선만으로 면세점 산업 내 약 3000억~4000억원의 이익 증분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 상당 부분을 신라면세점이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객 다변화 나선 면세점업계, 중국 관광객 의존도 낮춰

과거와 달라진 업황에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대만 고객 유치를 위해 이지카드와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 해외점에서도 이지카드 제휴 혜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롯데면세점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따라 개별 관광객(FIT)을 잡기 위해 다양한 채널과 손잡고 제휴 혜택을 강화하고 고객 편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다국적 고객 유치를 위해 글로벌 금융사 HSBC, 홍콩 최대 규모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태국 1위 유통·부동산 개발사 센트럴파타나와 멤버십 제휴도 준비 중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최근 동남아 관광객을 겨냥해 대만 1위 간편결제 사업자인 라인페이와 손잡고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KKday, 타이거에어 타이완 등 대만 주요 기업과의 제휴도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세계디에프와 캐세이의 '여행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인 파트너쉽' 행사에서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오른쪽)와 캐세이의 폴 스미튼 아시아마일즈 CEO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0월 중국 여행 가이드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개최하며 유커 유치에 나섰다.

이달 19일에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 10대 항공사 중 하나인 캐세이(Cathay)와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캐세이 마일리지로 신세계면세점 쇼핑을 가능하게 한 점이 협약의 골자다. 캐세이그룹은 캐세이퍼시픽과 여행·다이닝·웰니스 계열사 통합멤버십 '아시아 마일즈'를 운영 중이다.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이번 캐세이와의 업무 협약은 신세계면세점의 글로벌 공략의 성공적인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전망인 만큼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업계를 리드하는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새롭고 도전적인 시도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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