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지난 2007년 인수한 소형건설장비 업체 밥캣(Bobcat)에 대해 각각 5억2천만달러, 4억8천만달러를 추가 출자한다고 발표했으며 이것이 관련주 하락을 가져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미 15% 하락폭을 보이고 있고, 두산엔진 역시 14.89% 하락하고 있는 중이다. 그룹 전체로 보더라도 9.96% 하락하고 있는데, 주가가 소폭 상승하고 있는 상황(오전 11시 25분 현재 0.44% 상승, 1480.66포인트)과는 역행하는 것이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
이는 28일 발표된 추가 출자 문제에 대해 부정적 의견들이 쏟아졌기 때문. 노무라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종목분석을 '매도'로 바꿨으며 일부 증권사는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미래에셋증권 양희준 연구원은 "약관상 차입금 총액은 밥캣이 창출하는 EBITDA의 7배 이내로 제한되어 있지만, 건설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EBITDA가 낮아져 차입금 일부를 조기상환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추가 차입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라 하락 심리를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하락은 두산그룹이 최근까지 M&A를 통한 확장을 거듭해 온 것을 감안해 보면, M&A 후의 소화불량 현상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두산은 당초 주력산업을 정리하면서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재편해 왔다. 이 과정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는데, 최근에도 중앙대 인수에 성공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두산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입찰을 포기했으며, 그간의 M&A 행진에서 유동성이 충분한지에 대해 '의구심'이 잠재해 있다가 이번 두산인프라코어를 계기로 터져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M&A 후 주가 하락 현상에 대해 성급하게 M&A의 저주를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가격을 잘 감안해 관련 업종을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M&A의 부정적 횩과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만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나라의 경우 가격을 저가로 인수하는 서구와 달리 가격이 상투를 잡을 때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하고, "M&A의 스킬 측면에서 결과적으로 직접적 연관이 없거나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때, 불확실성이 클 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 나라의 경우 M&A가 주가 하락을 가져오는 쪽으로 연결되는 특수성을 설명했다.
이렇게 M&A가 부정적 후폭풍을 몰고 온 사례는 이번 두산그룹 외에도 대우건설 등의 매수에 열올렸던 금호아시아나 그룹,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던 현대중공업, GS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일련의 M&A 역풍을 통해 M&A 자체가 주식시장을 상승추세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쓰는 구미 시장의 예를 따를 수 있도록 M&A 전략면에서 사업체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향방이 금년 가을 중으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할 상황인 가운데, 관련 쟁탈전에 뛰어든 업체의 주가 향방에서도 M&A 승자의 저주가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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