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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일 경제협력체, EU 같은 단일시장 모델로 가야"

'최종현학술원' 한·미·일 오피니언 리더 모인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개최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3.12.06 09:08:54
[프라임경제] "한국과 일본이 EU와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인 최태원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학술원이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마련한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이하 TPD)'에 참석해 최근 도쿄포럼에서 언급한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보다 구체화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일 관계의 새 시대, 그리고 한미일 3자협력'을 주제로 열린 첫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WTO 체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으나 지금은 그 혜택이 사라지고 있으며,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이제 강력한 경쟁자로 바뀌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야 말로 이를 타개할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와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문제에 함께 직면해 있으며,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EU와 같은 경제협력 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EU도 처음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철강과 석탄 같은 산업에서의 경제 연합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면서 "한국과 일본도 에너지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많은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경제동맹을 맺어 큰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돼 결국은 북한문제 등 동북아 전체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열린 갈라 디너에서도 한일 경제협력체의 효과와 더 나아가 한미일 3국의 경제협력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LNG 비중이 30%가 넘을 만큼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은 LNG 및 석유 수출국을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관광업, 스타트업 플랫폼 등에서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더 나아가 한일 경제협력체가 미국과 함께 협력한다면 한·미·일 3국의 경제공동체는 30조달러 이상의 거대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TPD는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으로 2021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올해는 △한·미·일 3자 협력 △미·중 전략 경쟁과 대만 문제 △과학 혁신의 지정학적 영향과 글로벌 공급망의 미래 △북핵 위기 △지정학적 전환점: 우크라이나, 중동, 그리고 아시아 등의 주제로 지난 4일부터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TPD에서는 한일 양국의 상호 협력과 양국 교류 활성화가 주요 의제였던 반면 올해는 한발 더 나아가 한·미·일 3자간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로 확장됐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첫날에는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 △타미 덕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 주)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 주) △토드 영 상원의원(인디애나 주) 등이 참석했다.

둘째 날에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등이 TPD를 찾았다.

일본에서는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상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 일본대사 △스기야마 신스케 전 주미 일본대사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등이 자리했다.

이처럼 각 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를 비롯한 지도층들이 '한·미·일 3국의 집단지성 플랫폼'이라는 최태원 회장의 구상에 공감하고 TPD에 대거 참여한 것은 그만큼 복잡해진 국제 정세와 공동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호 협력과 정책공조가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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