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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공 부족 심각' 조선업, 가상현실로 해법 찾는 한화오션

VR 교육 프로그램 통해 근로자 기량↑…선박 도장 전 과정 구현 '세계 최초'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3.11.30 11:43:58
[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업계에 드리운 인력난,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한화오션(042660)이 가상현실(VR)로 풀어낸다는 계획이다. VR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숙련공을 빠르게 키워내겠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조선업계에 내·외국인 생산 인력 1만4359명을 투입했다. 조선사들이 원했던 1만4000명을 넘어선 수치로, 많은 인원을 모집하면서 인력난은 어느 정도 해소된 모양새다.

문제는 올해 3분기까지 채용한 인원 중 86%가 외국인 근로자라는 것과 채용한 인원들을 숙련공으로 키워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한화오션은 VR에 주목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VR을 이용한 선박 블라스팅(Blasting)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블라스팅은 철판에 도료를 칠하기 전 표면의 녹을 제거하는 등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처리 작업이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리얼 블라스트(RealBLAST)'는 실제 선박에 오르지 않고도 블록 형상을 재현한 가상공간에서 블라스팅 훈련이 가능하다.

이는 VR을 이용한 도장 교육 프로그램에 이은 또 다른 성과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거제사업장에 기자단을 초청해 디지털·자동화 방식으로 전환 중인 사업장을 소개하며, VR 도장 교육 프로그램인 '리얼 스프레이(RealSPRAY)'를 선보인 바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부에 위치한 VR 도장교육센터에서 새롭게 개발된 'RealBLAST'를 통해 VR 블라스팅 직무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 한화오션


가상공간에 진입해 배를 칠하는 도장 작업을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도장기 압력과 화학용품 희석률을 설정하면 알고리즘이 이에 맞게 도료를 만들어 가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실제 작업과 유사한 환경인 셈이다.

김진억 책임연구원은 "도료가 유해 물질이기 때문에 실제 작업에선 개인 보호 장구 등이 필요하다"라며 "그러나 VR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쾌적한 환경에서 시간·공간 등의 제약 없이 작업자가 원하는 만큼 반복 훈련을 할 수 있어 기량 증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블라스팅과 도장작업은 선박의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도장 작업자의 손끝에서 선박의 수명이 결정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요한 작업인 만큼, 최소 1년을 현장에서 훈련받아야 실전에 투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신규 채용 인원을 숙련공으로 빠르게 키워내고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지난 2021년 11월 VR 도장교육센터를 만들었으며, 리얼 스프레이에 이은 리얼 블라스트까지 개발하면서 세계 최초로 선박 도장의 전 과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상현실로 구현하게 됐다.

이곳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훈련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VR 교육 프로그램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여러 언어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실제 현장이 아니기 때문에 초보자도 안전하게 반복 훈련이 가능하고, 본인의 결과물을 데이터로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며 "숙련공 부족 문제 등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직무훈련뿐 아니라 VR 안전교육, VR 선원 교육시스템 등도 운영하고 있다. 또 현재 사용 중인 리얼 스프레이와 리얼 블라스트의 성능 향상은 물론, 교육용이 아닌 자격 취득용으로도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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