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철강 빅3로 분류되는 △포스코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460860) 중 현대제철만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임단협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 빅3 가운데 현대제철만 올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중에서도 유일하게 현대제철만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 기로에 놓였다가 최근 △기본임금(Base-Up) 10만원 인상(자연상승분 포함 17만원 수준) △주식 400만원 지급 △일시금(비상경영 동참 격려금) 250만원 △지역상품권 50만원 △격주 4일 근무제도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돼 위기에서 벗어났다.
동국제강그룹도 분할 전인 지난 5월 노조와 임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을 조기 타결한 바 있다. 동국제강 노사는 지난 1994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뒤 올해까지 29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 내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은 지난 9월15일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진행한 이후 △인천 △당진 △순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15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두 번에 걸친 제시안을 통해 △기본급 10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400% △격려금 1300만원 등의 내용이 담긴 임협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 측은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영업이익의 25%를 70주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고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임단협에서의 핵심은 '70주년 특별성과급'이다. 노조는 지난해 현대제철 영업이익 1조6164억원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1인당 약 36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라 사측이 곤란한 처지에 놓인 모습이다.
이런 상황 속 노조는 현 집행부 임기 종료 등을 이유로 올해 임단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12기 집행부 임기기간을 고려한 대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임금협상을 잠정 중단하고 13기 임원 선거체제 돌입을 결정했다"며 "집행부는 파업을 두려워하지 않고 투쟁했지만, 사측의 꼼수에 맞선 섣부른 총파업은 조합원에게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이 현대제철의 새 수장으로 선임되고, 노조의 새로운 집행부 선거(12월 중순)까지 겹치면서 연내 임단협 타결이 힘들어진 형국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간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이 최근 파격적인 임협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에 따라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라 임단협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