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실적 부진과 경영악화에 국내 제약사들이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상위 제약사까지 구조조정을 결정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006280)는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 및 조직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조직 감축 목표는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는 지난 주 초부터 임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ERP)을 신청받고 있다. 재직 기간에 따라 6개월~1년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는 식이다.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규모를 10% 축소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100여개에 달하는 팀을 통폐합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조직 통폐합 과정에서 인력 감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의 구조조정은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 급감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8.7% 줄어든 428억원이다. 1년 새 실적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력 제품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이 크게 줄었고,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IVIG-SN)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지연되는 것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측은 이번 구조조정이 실적 침체 속에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회사는 인력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현재 상시 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조직 규모를 슬림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는 일동제약(249420)이 구조조정 카드를 들었다. 경영 환경이 어렵고 제대로 된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희망퇴직을 통해 임원의 20% 이상을 감원했고, 남은 임원은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유유제약(000220)도 지난 8월 인원 감축에 나섰다. 이유는 수익성 악화로 영업조직 중 하나인 의원사업부를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내년부터 폐지하는 것이다. 약국 대상 영업조직도 지난 7월 조정이 끝났다. 앞으로 유유제약의 영업 공백은 외부 대행업체(CSO)가 대체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인력 감축을 선택하는 것은 조직의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경영 쇄신안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을 위주로 한 거대 영업조직 운영을 통해 실적을 키워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최근 신약이나 개량신약 등 R&D에 초점을 맞추는 제약사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규모의 영업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빅5 제약사 하나인 GC녹십자까지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든 만큼 더 이상 구조조정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들 제약사 외에도 다른 중견 제약사들도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이나 사업부 조정을 통해 외부 환경과 정부 정책에도 대응하려는 선제적 움직임으로 판단된다"며 "실적 부진과 경영 악화 영향 등으로 제약사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