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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시대 살길' 정유업계, 바이오 연료 사업 정조준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 강화' 생존 위한 결정…"잠재 성장성 거대한 시장"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3.11.08 15:23:13
[프라임경제] 정유업계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탈정유로 방향을 틀고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되자 '바이오 연료'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유산업은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많아 안정적인 성장을 확신하기란 어렵다. 이에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096770) △에쓰오일(010950) 국내 정유 4사는 탈정유로 방향을 전환하고,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바이오 연료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바이오 연료는 곡물이나 식물, 나무 등의 폐기물에서 추출된다. 친환경 소재에서 연료를 뽑아내기 때문에 탄소배출 감축에 효과적이다. 기존 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고,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 4사 중 바이오 연료 사업에 있어 가장 앞선 곳은 HD현대오일뱅크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쟁사들과 달리 HD현대오일뱅크는 3단계 바이오 사업 로드맵을 구축하며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HD현대오일뱅크는 코린도그룹, LX인터내셔널과 각각 연간 4만톤, 총 8만톤 가량의 팜잔사유(PFAD)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PFAD는 팜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산도가 높아 전 세계 소수의 바이오디젤 공장에서만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올해 말 충남 대산공장 내 연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공장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계약을 통해 확보한 PFAD 외에도 사용하고 버려지는 식용유를 재활용해 공장의 원료로 사용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 조택영 기자


HD현대오일뱅크는 완공을 앞둔 바이오디젤 공장에 이어 수첨 바이오디젤 공장 건설, 해외 바이오 연료유 제조사업 진출 등을 계획 중이다. 2025년 이후에는 연산 50만톤 내외의 바이오 항공유 제조공장도 완공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탈탄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가 가진 기존 공정과 노하우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어 새 먹거리로 낙점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다른 기업들과 협업해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2025년 2분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바이오 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할 방침이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2600억원을 투자해 연간 50만톤의 바이오 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정제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폐원료를 회수하는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 외에도 GS칼텍스는 대한항공과 국내 최초 바이오 항공유 실증을 진행하고 있고, HMM과는 바이오 선박유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도 바이오 연료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가 바이오 연료 사업에 나선 까닭은 수익 창출 때문만은 아니다.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필수적이어서다. 이러한 규제를 지키지 않을 경우 패널티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또 바이오 연료 사업은 잠재 성장성이 큰 시장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수송 부문에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법은 배터리를 이용한 전동화인데 △항공 △선박 △대형트럭 등 장거리 운송수단에서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연료가 필요해 전동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바이오 연료는 전동화하기 어려운 운송수단의 연료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생산라인, 인프라 등의 구조를 변경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점 또한 강점이다.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거대하진 않지만, 성장성이 큰 시장이라 정유사들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라며 "기존 정유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 종합 회사로 발돋움하려는 의미가 담겨있고, 전통 사업 위에 전망 좋은 사업을 얹는 과정인데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보단 순차적·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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