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투쟁에 돌입하겠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 의협 회관에서 열린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정부와 일부 편향된 학자들은 의대 정원 증원만이 해결책인 양 제시하며 의료계와 아무런 논의 없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41대 집행부는 전원 사퇴할 각오로 강경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대정원이 아닌 의료 인력들이 기피분야에 자발적으로 진출하고 정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법적 분쟁 부담을 해소해 주고,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등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회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나 명확한 원칙 없이, 일부 편향적인 학자들의 사견과 여론이나 정치적 효용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한다는 것을 당사자인 의료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2020년 9·4 의정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강행한다면, 14만 의사들과 2만 의대생들은 3년 전보다 더욱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전공의 등을 중심으로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의사단체가 파업에 나선 것을 언급한 것으로 파업 사태가 이어지자 정부와 의료계는 그해 9월4일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을 중단하고 코로나 상황이 안정된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합의를 발표했었다.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도 정부와 의료계 간 구성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장은 "정부는 필수의료 살리기, 지역 불균형 해소 방편으로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 중이지만, 의대 정원으로는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면서 "의사가 배출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배출됐을 때 지금과 같은 의료환경에서는 (의대 졸업생들이)결코 필수의료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장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단 등이 참석했다.
한편,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 전문위원회에서 "정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의 현실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의사 수 증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묶여 있던 의대 정원을 1000명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오는 19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발표 일정을 추후로 늦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