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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플라스틱 배달용기, SK지오센트릭 눈독

'업계 최초' 배달앱 기업과 화학적 재활용 협력…"쓰레기가 새로운 자원으로"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3.10.13 12:29:57
[프라임경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배달음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플라스틱 배달용기 사용량이 급증했다. 재활용이 어려워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새로운 자원으로 바꾸기 위해 SK지오센트릭이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배달음식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 2조7000억원, 2019년 9조7000억원이었으나, 2020년엔 17조, 2021년에는 25조원을 넘어섰다. 5년 사이 규모가 10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배달용기 사용량도 폭증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곳에서 배달음식 10종을 주문해 조사한 결과, 메뉴당 평균 18.3개의 플라스틱 배달용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음식 주문 횟수를 반영하면 1인당 연간 평균 1341.6개(약 10.8㎏)의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원은 배달용기로 사용된 플라스틱이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의 12%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배달용기가 전체의 절반(45.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배달용기들의 모양은 비슷해도 재질은 각기 다르다. PP(폴리프로필렌)가 60.7%로 가장 많았고 △비닐 13.1% △PS(폴리스티렌) 8.8% △페트 시트류 6.2% △페트병 3.3%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전환하고 소형 반찬용기는 일체형 또는 대형으로 표준화하는 등 현재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를 개선하면 실질적인 재활용률을 약 78.5%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지오센트릭은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최근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플라스틱 배달용기 재활용을 위해 손을 잡았다. '배달용기의 화학적 재활용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 배달앱 관련 기업과 협력에 나선 것은 업계 최초다.

음식물 묻어 있는 플라스틱 용기들. ⓒ 연합뉴스


재활용이 쉬운 배달용기의 개발과 보급, 플라스틱 배달용기 시장의 순환체계 구축이 협력의 골자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기술(고순도 PP 추출·열분해·해중합) 중 하나인 고순도 PP 추출 기술을 보유한 상태다. 고순도 PP 추출 기술은 버려진 플라스틱에 묻어 있는 오염 물질을 제외하고 플라스틱의 주성분인 순수한 PP만 뽑아낼 수 있어 석유화학 기반의 PP 신제품과 같은 물질 성분 확보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물리적 재활용 방식은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녹이는 방식이라 음식물과 같은 외부물질로 오염돼 있거나, PP 함량과 물질 성분이 각기 다른 경우가 많아 고품질 PP 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많은 배달용기에는 단일 PP가 아닌 여러 물질이 섞인 플라스틱 소재가 널리 쓰이고 있다. PP 함량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없어 각기 다른 PP 함량의 플라스틱 배달용기가 유통되는 실정이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배달용기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대부분이다 보니 원가절감 차원에서 통상 100% PP를 쓰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과 우아한형제들은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PP 함량이 높은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개발, 유통하는데 협력하고 사용된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수거 및 업사이클(upcycle)하는 방안을 고려한 시범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 분석,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배달용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아울러 SK지오센트릭은 연내 울산 남구에 착공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울산ARC'에 고순도 PP 추출 기술을 갖춘 공장을 세워 여러 플라스틱 용기들을 재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울산ARC 준공 이후에는 버려진 플라스틱 배달용기가 고순도 PP 추출 기술로 재활용돼 가전, 자동차 내외장 부품 등 여러 산업현장에서 고부가가치 원료로 쓰이게 된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을 잡고 플라스틱 배달용기의 재활용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을 만들어 보자는 게 협약의 주된 골자다"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시도를 해보고, 성과가 나오면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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