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롯데쇼핑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서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의 양 축인 화학과 유통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가자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8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부동산 자산관리업체 엔에이아이(NAI)코리아를 주관사로 선정, 보유 자산에 대한 매각 제안서를 발송했다.
매각 자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백화점 자산 9개다. △분당 물류센터 △안산 공장 △부산 중앙역 개발부지 △포항사업소 △청주 영플라자 △관악점 문화센터 일부 △롯데시네마 홍대점·합정점 일부 △엘큐브 부산 광복점·이대점 전대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희망 매각가는 2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곳들은 롯데쇼핑이 직접 영업하고 있지 않은 시설들이다.
백화점에 이어 마트의 부동산 자산도 일부 정리한다. 희망 매각가는 1500억~2000억원 규모다.
마트·슈퍼 매각 대상은 △롯데마트 고양 중산점 △양주점 △권선점 옥외주차장 △웅상점 옥외주차장 △롯데슈퍼 봉선점 △대전 용운점 △안중점 △신가점 △태안점 △남양주 양지 나대지 등 모두 10곳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매물들의 시장가가 최대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도 자산 매각이 가시화되고 있는 계열사 중 하나다. 롯데지주와 보유하고 있는 서울 양평동의 임차 사옥 토지와 건물을 롯데홈쇼핑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39억원 규모다. 보유 공장 중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소재한 제과공장과 전국 제빵공장 3곳 중 일부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
롯데 쇼핑의 이번 자산 매각 움직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021년 이후 자산매각 규모가 축소된 데다 한샘 지분 취득 등으로 자금 소요가 늘어 순차입금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조정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11조67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1300억원으로 늘어났다.
실적도 부진을 겪고 있다. 신사업인 이커머스는 쿠팡에 크게 뒤쳐졌고 전통 유통인 롯데백화점마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1년말 이후론 순차입금도 증가세다.
IB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이번 부동산 매각으로 이어진다고 보여진다"며 "최근 롯데에서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은 롯데백화점 일부 점포, 롯데홈쇼핑 양평동 본사, 롯데마트 일부 점포라고 할 수 있는데 모두 '쇼핑'으로 대변되는 롯데그룹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곳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최근의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수익성이 과거처럼 잘 나오지 않을뿐더러 향후 성장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홈쇼핑 역시 최근 온라인 쇼핑 트렌드의 과거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쇼핑 매장에 대한 롯데의 스탠스는 이미 작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작년에 롯데하이마트 40여 곳과 롯데빅마켓 등에 대한 통합/재편작업이 있었다. 즉, 이번 백화점을 비롯한 부동산 매각 건은 오프라인 쇼핑 매장에 대한 롯데그룹의 전망이 반영된 전략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 자금 투입도 재무 부담에 영향을 줬다.
실제 그룹의 핵심 축인 롯데케미칼(화학)의 연결기준 순차입금도 2021년말 3000억원에서 3월 말 기준 3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2019년부터 2021년 말까지는 실질순차입금이 마이너스(-)였지만 2022년부터 실적부진으로 영업현금창출규모가 축소됐다.
인도네시아 NCC(나프타 분해설비) 신설 투자로 설비투자(CAPEX) 부담도 크게 확대됐다. 1분기 유상증자로 1조2000억원 자금이 유입되었음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잔금(2조4000억원) 지출로 차입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내년까지 국내외 설비 투자로 CAPEX가 연결 기준 총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열사 지원을 자처한 것도 재무구조 악화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와 금리인상 등으로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롯데케미칼이 5800억원가량의 자금을 지원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다.
롯데쇼핑 측은 "재무구조 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해 유휴 부동산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매각 가격 등을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