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빠, K-POP 좀 배우세요. 그리고 왜 메르세데스-벤츠는 K-POP 밴드와 협업을 안 해요?"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 취임 이후 24일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한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딸의 질문을 회상하며 내뱉은 말이다.
한국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올라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개최된 '메르세데스-벤츠 올-일렉트릭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그룹의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메르세데스-벤츠 올-일렉트릭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20여년 전부터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으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로 처음 방문했다는 올라 회장은 지난 23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차 사업 영역 협력을 논의하는 등 한국 시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라 회장은 "한국에서 20여년째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동안 큰 성장을 거듭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안목이 높고 기술을 잘 이해하며 혁신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점은 우리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올라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관련한 트렌드를 설명하며 벤츠 그룹의 전동화 및 지속가능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 운영 방식 등 비즈니스 전반에서 2040년이 되기 전까지 탈탄소화를 달성할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2019년 기후 보호 및 대기 오염 개선을 위해 수립한 지속가능 전략 '앰비션 2039'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한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벤츠는 2039년까지 기술 개발부터 원자재 △추출 △생산 △사용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체 가치사슬과 차량 수명 주기에 걸쳐 모든 신차를 탄소중립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 전기차 등 전기구동 차량의 점유율을 최대 50%까지 올리고, 2030년 시장 여건이 허락할 경우 모든 라인업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라 회장은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것은 시장 여건 등 당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시장의 준비가 충분치 않다면 내연기관차 등과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지만, 최종 목적지가 탈탄소화 달성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벤츠는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도 이어간다.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총 400억유로(약 57조4000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새로운 충전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올라 회장은 전기차 전환 등 탈탄소화와 함께 벤츠만의 럭셔리한 고객 경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쇼카 '비전 AMG'. = 조택영 기자
올라 회장은 "벤츠는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탁월한 주행 능력과 최첨단 안전 기능 등으로 품질을 지켜왔다"며 "기술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누구나 선망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올라 회장은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재까지 판매되는 벤츠 차량 중에서 한국 요소가 포함되지 않은 차량은 없다"며 "한국 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기에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공식 후원하는 T1 소속 프로게이머 이상혁 선수가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조택영 기자
한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날 행사장에서 최고급 브랜드 마이바흐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와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전기 주행의 비전을 담은 쇼카 '비전 AMG'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는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 최상의 안락함을 자랑하는 실내 공간 등이 특징이다. 1회 예상 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600㎞에 달하고, 최대 출력 484kW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비전 AMG는 메르세데스-AMG가 플랫폼부터 디자인, 드라이브 트레인 기술까지 전 과정을 개발한 첫 순수 전기 모델이다.
이 밖에도 행사에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혁의 소속팀 T1이 지난 5월부터 벤츠 고성능 전기차를 후원 받으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날 이상혁은 후원에 대한 감사인사와 차량의 특징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