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포스코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완주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정권 교체마다 포스코 회장 잔혹사가 반복됐던 탓이다. 특히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정권 들어 잇단 패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실적으로 가치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연임 완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정우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7월 포스코 9대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임기까지 마칠 경우 최정우 회장은 2000년 포스코 민영화 이후 선임된 역대 회장 중 재임을 무사히 마친 첫 인물이 된다.
포스코 회장직은 민영화 이후 계속해서 외풍에 시달렸다. 8.91%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포스코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정부 기관이다 보니 포스코에는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2003년 제6대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이구택 회장을 비롯해 △7대 정준양 회장 △8대 권오준 회장까지 모두 연임에는 성공했으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정우 회장도 전임 회장들과 같은 풍파에 시달려 회장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먼저,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9월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국정감사 증인석에 섰다. 태풍 힌남노로 고로 가동 중단 사태를 맞은 포항제철소에 대한 책임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당 의원들은 최정우 회장이 안일한 대처로 피해를 키웠다고 공격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7월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3 포스코 기업시민 데이(DAY)' 행사에서 포항, 광양 지역에서 영상으로 참석한 그룹사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포스코그룹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정우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에서 패싱됐다.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를 비롯해 △3월 일본 △4월 미국 △6월 베트남 △7월 폴란드까지 경제사절단 명단에 최정우 회장의 이름이 올라간 적이 없다.
올해 초 '경제계 신년 인사회'와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도 최정우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10대 그룹 중 해당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곳은 포스코그룹이 유일하다.
최정우 회장과 정부의 보이지 않는 불화설로 인해 그의 임기 완주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최정우 회장의 임기는 공식적으로 2024년 3월까지다. 다만,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11~12월쯤 진행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임기는 3~4개월이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이 실질적으로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의사 표시를 하게 돼 있다"며 "후임을 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하면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협의회)을 가동해서 후보 명단을 작성하고 CEO추천위원회에 넘겨서 후보를 추린 다음 최종적으로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최정우 회장이 연임 완주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적으로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최정우 회장은 1년 만에 포스코홀딩스(005490)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대로 회복시켰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0조1210억원, 영업이익 1조326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88.1% 증가한 수치다. 포항제철소의 빠른 정상화와 배터리 소재 사업 성장세에 따른 성과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리더십을 통한 그룹 성장과 실적 개선 등을 확실히 보여줬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적으로 최정우 회장을 내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