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선업 호황 속 HD현대중공업(329180) 노사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 이후 10차례 이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양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여 협상이 난항에 부딪힌 탓이다.
여기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파업)를 결의하고, 찬반투표를 벌이기로 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파업으로 번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16일 올해 임협 상견례를 진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는 정년 연장을 포함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교섭 효율화를 위한 공동교섭 TF 구성 △신규채용 시행 △ESG 경영위원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최근 교섭에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기본급 인상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대해 부족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29일 임시 대의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쟁의행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또 30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내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도 구성했다. 아울러 오는 7~11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차세대 함정들의 조감도. ⓒ HD현대중공업
물론 당장 파업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절차가 남아있다. 노동위원회가 노사간 의견 차이가 크다고 판단,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과반이 쟁의행위에 찬성할 경우 노조가 파업권을 갖게 되는 구조다.
현재 조선업계에는 업황이 급속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임금이 전반적으로 낮아 일손이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때문에 임금인상 규모가 이번 임협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최근 출범한 한화오션이 파격적인 임금 인상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업종 내 최고 대우를 받았던 HD현대중공업 노조의 요구도 강력해진 상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노조와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원만히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고, 사측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노사 관계는 물론 올해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른다. 이른바 '노조 리스크'다. 경영진이 아직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은 만큼, 향후 사측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