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양대학교병원 의사들이 조직적으로 간호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세이프타임즈에 따르면 한양대학교병원(원장 이형중) 간호사 20여명은 이기정 한양대 총장에게 의사 2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설문지를 지난 5월23일 작성해 전달했다.
간호사들은 A 전임교수와 B 임상의사로부터 △갑질 △모함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간호사들에 대한 의도적 무시를 일삼고 인격적인 모독을 남발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의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악의적 소문을 퍼트리고 위협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고 있어 공포감과 심각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간호사는 공황 장애를 앓으며 대학병원 정신의학과에서 치료받거나 병가를 신청하기도 했다고.
간호사들은 2명의 의사가 지난해 11월부터 도 넘은 갑질을 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의사들의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연명으로 작성한 '갑질 행위 일지'까지 만들어 병원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른바 '의사 갑질' 의혹이 제기된 시기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한 때였다.
갑질 내용이 담긴 투서는 김종량 학교법인 이사장에게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대학·병원 고위 관계자들이 간호사들의 호소를 묵살하고 있다는 내용이 학내에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서다.
해당 의사들에 대한 불만이 병원 내에 고조됐으나, 피해자-가해자 분리는 물론 제대로 된 진상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변 의사들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달 12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통해 공개됐다.
자신을 한양대학교의료원 소속이라고 밝힌 C씨는 '의사의 갑질을 알리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년을 앞둔 간호사에게 본인 욕을 했다며 모함하고, 관리자를 만나 위력을 써서 간호사를 인사이동 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른 간호사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정년을 앞둔 간호사의 명예와 체면을 손상시키고 집단 내 따돌림을 유도했다"며 "이로 인해 정년을 앞둔 간호사는 공황 장애로 병가 중인데, 석 달이 다 되도록 가해자 의사는 사과 한마디조차 없고 진정을 받은 인권위는 지지부진하다"고 적었다.
문제는 해당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지 이틀 만에 삭제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병원과 대학 등의 회유·압력 의혹도 불거지는 상태다.
아울러 학교와 병원은 갑질 주장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달여 동안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부 간호사는 병원측의 소극적인 대응에 불만을 갖고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라임경제는 갑질 의혹과 관련해 병원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병원측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