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가 이달 1일부터 교체됐다. 2001년 인천공항이 문을 연 이후 22년간 자리를 지켰던 롯데면세점이 철수했고,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기존 보다 규모와 품목을 확장해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공항 입점 3사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상징성과 함께 하반기 중국 단체 관광객 입국이 늘어나면서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변동성이 큰 공항 면세점 특성상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승자의 저주'를 경험했던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자리를 뺀 후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면세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라·현대·신세계, 1일부터 영업 시작
신라면세점은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제1, 2터미널(T1, T2) 면세점에서 영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동시 운영한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DF1·3 구역의 면세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 2여객 터미널에 8907㎡ 규모의 매장 공간에서 400여 개의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인다. © 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 2여객 터미널에 8907㎡(약 2700평) 규모의 매장 공간에서 400여 개의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인다. 신라면세점은 △샤넬 △디올 △에스티로더 △설화수 △후 등의 향수·화장품 브랜드와 △에르메스 △샤넬 △구찌 △생로랑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를 포함해 △발렌타인 △조니워커 △KT&G △정관장 등의 주류·담배·식품 브랜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오픈은 '소프트 오픈'으로 진행됐다. 향후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듀플렉스 매장을 포함한 추가 매장 개편을 통해 내년 중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티파니, 셀린느 같은 명품 브랜드 매장이 포함된 2터미널 매장(998㎡)을 1일 운영에 들어갔고, 1터미널 매장(1090㎡)은 다음 달 1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우선 오픈한 제2여객터미널 매장에서는 △티파니 △셀린느 △펜디 등 10여개의 럭셔리 명품 브랜드가 자리하며 △지방시 △모스키노 △제냐 등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명품 편집숍도 들어선다. 제2여객터미널 매장에는 △루이비통 △프라다 △버버리 △페라가모 △보테가베네타 등이 자리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점 신규 매장 운영에 본격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에 9907㎡(3000여평) 규모에 걸쳐 총 29개 매장을 운영한다.
앞선 신라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신세계면세점 역시 현재 '소프트 오픈' 상태로 22개 매장을 우선 운영하며 645개 브랜드 상품부터 판매한다. 향후 인천국제공항 각 터미널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리뉴얼을 거쳐 29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 계획이다.
이들 3사는 리오프닝으로 면세점의 내외국인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 인천공항점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 매출은 2019년 연간 약 3조원에 달했다. 국제선 운항 횟수가 오는 9월까지 2019년의 88% 수준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공항점 매출 증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부진했던 실적 과제...바뀐 임대료 정책 우려 여전
그러나 '큰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부재, 보따리상 매출 감소 흐름 속에 코로나19 기간 일부 적자를 볼 정도로 부진했던 실적 향상이 큰 과제다.
이에 더해 면세점 업계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온다. 높은 임대료를 써내서 특허권을 따낸다고 하더라도 높은 임대료로 인해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 국내 주요 면세점 업계는 승자의 저주를 경험한 적 있다. 2015년 9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롯데면세점은 2020년 8월까지 계약이 돼 있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특허권을 반납했다.

22년만에 공항을 떠난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주류 전문관을 열고, 시내면세점 영업시간을 순차적으로 정상화한다.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등 여객 규모가 급변하는 상황을 고려해 7월부터 면세점 임대료 정책을 기존 '고정 최소보장액(고정임대료)'에서 '여객당 임대료'로 바꿔 시행할 예정이다. 면세 사업자들이 공사 측에 지불하는 자릿세를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세사업자들은 변경된 정책을 마냥 반기진 않는 분위기다. 사업상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고정된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유동적일 수 있으나,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면세 매출도 반드시 정비례해 증가하는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가진 시장 규모, 광고 효과 등 그 자체로 누릴 수 있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면세점업계는 출혈 경쟁을 하면서도 공항점 입점을 추진한다"며 "7월부터 바뀐 임대료 정책 또한 변동성이 큰 공항 면세점 상황을 반영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따낸 공항 자릿세로 인한 '승자의 저주' 우려가 여전히 나오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인천공항 떠난 롯데면세점, 시내 영업시간 정상화
한편, 공항을 떠난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주류 전문관을 열고, 시내면세점 영업시간을 순차적으로 정상화한다.
롯데면세점은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인기 위스키를 비롯해 와인, 코냑, 브랜디 등 100개 이상 브랜드의 700여 개 주류 상품을 국내 면세업계 최다 물량으로 확보했다.
여기엔 롯데면세점의 상품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단독 확보한 한정판 글렌피딕 29년산 '요자쿠라' 등 차별화된 상품도 포함돼 있다. 롯데면세점은 위스키, 와인·샴페인, 브랜디·코냑, 스피리츠 등 카테고리별로 4개의 주류 전문관과 베스트상품인 조니워커,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글렌피딕 4개의 위스키관을 운영한다.
롯데면세점 MD가 추천하는 인기 주류 최대 30% 할인 등 다채로운 기획전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 주류전문관 개설을 기념해 9월 30일까지 구매품목과 금액 상관없이 롯데면세점 시내점과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전체 고객 대상으로 5대륙 세계여행상품 경품 추첨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7일부터는 코로나 기간 단축됐던 명동 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영업시간을 정상화한다.
현재는 오후 6시30분까지 운영하지만 오후 8시까지로 영업시간을 늘리고, 향후 제주점과 부산점의 운영시간도 조정할 계획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규제 완화 등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롯데면세점 또한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주류 판매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롯데면세점은 면세 쇼핑 편의 제고를 위해 고객 서비스와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