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새내기주들 중 '따따블'의 자리에 누가 오를 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공모주 투자에 훈풍이 불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가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가격으로 정하고 가격제한폭을 60∼400%로 확대하는 시행세칙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새내기주들 중 '따따블(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급등)'의 자리에 누가 오를 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공모주 투자에 훈풍이 불고 있다.
첫 '따따블' 도전에 나선 기업은 시큐센(232830)이었다. 아이티센(124500) 자회사이자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인증 및 보안 플랫폼 전문기업 시큐센은 상장 첫날인 지난 달 29일 시큐센은 공모가 3000원 대비 205% 오른 9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쉽게 '따따블'의 주인공이 되진 못했지만, 2일 현재 기준 국내 증시 역사상 '최대 상승폭' 기록의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장 마감 직전엔 공모가 대비 293.33% 급등하기도 했다.
다음 타자는 전기차 부품업체 알멕(354320)과 진로·채용 플랫폼 기업 오픈놀(440320)이었다. 이들은 지난 달 30일 나란히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들은 장중 각각 260%·209.50%까지 반등하며 '따따블'을 노렸다. 하지만 오후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알멕은 공모가 5만원 대비 99% 상승한 9만9500원에, 오픈놀은 57.50% 상승한 1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이제 투자자들은 오는 6일 상장하는 이노시뮬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확장현실(XR) 솔루션 기업 이노시뮬레이션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최상단 금액인 1만5000원을 확정지었으며, 수요예측에서 1869.47대 1을 기록했다며.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2113.78 대 1로 올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0년에 설립된 이노시뮬레이션은 국내 최초 자동차 시뮬레이터 개발에 성공한 가상증강현실 1세대 기업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 XR 가상훈련, XR 디바이스·XR 실감 콘텐츠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필에너지도 조명받고 있다.
2020년 2월 필옵틱스가 에너지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필에너지는 이차전지 제조공정 중 음극과 양극의 극판을 자르는 레이저 노칭(Laser Notching) 공정과, 가공된 탭(Tap)을 분리막 사이에 두고 겹겹이 쌓는 스태킹(Stacking)공정 설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2대주주인 삼성SDI(006400)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와 스태킹 설비를 공동 개발해 2020년부터 양산 중에 있다. 필에너지가 설립될 때 삼성SDI에서 지분 20%를 투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 달 3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필에너지는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공모청약을 실시 후 14일 상장 예정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 확대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일 시장 변동성 확대 조치로 시초가부터 네 배 수익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상장 후 장내거래에 앞서 공모 청약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이후 에코프로 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 비교적 큰 규모의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나서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의 이른바 '따상'의 경우, 다음 날에도 상한가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지만, 가격 제한 폭을 확대하면 하루에 더 많은 정보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며 "종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합리적인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