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줄 왼쪽 8번째부터) 김정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백혜련 정무위원장, 어반퓨너레드 ICSA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ICSA 국제컨퍼런스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촬영 중이다. ⓒ 금융투자협회
[프라임경제] 코로나19 이후 벤처투자시장이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의 벤처산업 성장을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는 20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자본시장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콘퍼런스의 세 번째 세션 '각국의 모험자본 공급제도와 운영사례 및 시사점'에서 한국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BDC와 유사한 미국 BDC 및 영국 VCT 등 해외의 모험자본공급 성공사례를 공유했다.
조나단 딕스 영국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동안 VCT로부터 투자받은 기업 중 약 1000개 기업이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며 "영국은 VCT로 7만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7000만 파운드의 세수증대 등 경제효과를 창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VCT에는 강력한 세제지원이 있었다"며 "한국도 '벤처 겨울(Venture Winter)'을 극복하기 위해 VCT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BDC는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증시에 상장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자금의 60% 이상을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고 안전자산에 10% 이상 투자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우회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한국 모험자본 시장에도 엑셀러레이터, 크라우드펀딩,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 위험기피로 모험자본 공급이 어려운 시기에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BDC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조나단 복 미국 블랙스톤 BDC 대표는 "최근 은행 신디케이트론의 장기 침체로 인해 BDC를 통한 직접대출 수요가 지속 증가했다"며 "미국 BDC는 직접대출 중심으로 4조 달러(약 5000조원)에 달하는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BDC는 벤처시장과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제도"라며 "증권회사,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 참여자들의 협업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 성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BDC와 영국 VCT도 고금리·고인플레이션으로 벤처투자가 위축된 현재 상황과 비슷한 시기에 도입됐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도 BDC 도입의 최적기"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