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납품가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쿠팡과 CJ제일제당(097950)의 신경전이 심화하고 있다. 쿠팡은 자사 플랫폼에서 햇반이 사라진 이후 중소업체의 즉석밥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됐다고 밝혔으며, CJ제일제당은 11번가, 네이버에 이어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신세계그룹 유통 3사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반(反) 쿠팡'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즉석밥 부문에서 증견기업 제품은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성장했다고 12일 밝혔다.
쿠팡은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그동안 '성장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한 후발 중소·중견 식품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쿠팡에 따르면 즉석밥 부문에서 성장률 상위권은 모두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했다. 즉석밥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중소기업 (주)유피씨로 올해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0,407%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100배 이상의 성장을 일군 셈이다.
이어 CPLB 곰곰 즉석밥과 자체 제조 즉석밥 '우리집 밥'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 (주)시아스가 7270% 성장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H기업의 프리미엄 즉석밥의 경우 지난해 동기대비 4760% 성장했으며, 다른 D사의 즉석밥은 140%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견기업 O사는 쿠팡내 판매량이 독과점 대기업 식품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즉석국, 냉동만두 등 특정 독과점 대기업이 독식하던 식품 카테고리에서도 중소-중견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즉석국 부문에서는 충청북도 옥천군에 위치한 중소기업 '교동식품'의 상반기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하며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다. 경쟁이 치열한 냉동만두 부문에서는 명동에서 중식당으로 시작한 중소기업 '취영루'가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했다.
통상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과점 대기업들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행위는 경제학 이론(관리가격 가설)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올 들어 쿠팡에서 독과점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 중견기업들의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 유입과 구매도 늘어나게 됐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실제 독과점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쿠팡의 고객들은 전보다 더 나은 쇼핑환경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만드는 즉석밥과 만두, 즉석국 등 식품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가성비와 품질이 좋아지면서 고객 유입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쿠팡에서 철수한 후 쿠팡을 뺀 유통사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지난 3월 네이버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고, 11번가 '슈팅배송'과 협업·컬리 자체 브랜드(PB) 공동 개발 등에 나섰다. 최근 신세계그룹 이마트·SSG닷컴·G마켓과 가정간편식(HMR) 제품 공동 개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CJ제일제당의 이같은 행보는 납품단가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쿠팡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과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납품가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쿠팡의 빈자리를 다른 유통채널로 상쇄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이 유통업계의 해석이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납품가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자 지난해 말부터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쿠팡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다.